`온실가스 제거장치`와 `2차전지`.
에코프로는 증시에서 최대 이슈인 이 두 가지를 핵심 사업 분야로 갖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낮은 영업 이익률과 차입이 큰 재무구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20% 안팎의 매출 성장을 보여왔지만 영업이익률은 2007년 17.7%를 찍은 후 내리막을 탔다. 작년에는 7.2%까지 떨어졌다. 차입금은 2006년 193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올 3월 말 현재 471억원까지 늘었다.
충북 청원 본사에서 만난 이동채 에코프로 대표이사는 "올 하반기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에 골칫거리였던 2차전지가 하반기부터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소형 2차전지의 양(+)극을 이루는 활물질 기술을 갖고 있다. 에코프로는 2007년부터 제일모직을 대신해 삼성SDI에 2차전지의 양극을 만들어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에코프로는 다성분계를 양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가 전기차와 저장창고용으로 쓰임의 폭이 확대되면서 기존 한 가지 소재만으로 만들던 단성분계에서 여러 가지 물질로 구성된 다성분계의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2004년부터 시작한 소형 2차전지 사업은 줄곧 영업적자를 냈다. 이 대표는 "환경 사업 부문이 15% 안팎의 영업이익률로 돈을 벌면, 소형 2차전지에서 까먹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탓이다. 이 대표는 "납품의 손익분기점은 월간 250t인데, 현재 150t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220억원을 투자한 새 생산시설이 연내 완공되면 생산능력은 월 390t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삼성SDI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화된 LG화학으로의 납품, 일부 고부가가치 품목의 매출로 9월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방 업체로부터 수요가 넘치는 까닭에 공급 능력이 늘어도 100% 가동률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일본의 한 2차전지 업체로부터 두 달치 납품금을 선급금 형식으로 50억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에서 300억원 규모의 추가 납품처를 확보해 놓고 있다.
소형 2차전지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기반으로 에코프로는 전기차와 저장창고 등 중ㆍ대형 2차전지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과 용지 1만9834㎡(6000평) 매입 등을 통해 중대형 2차전지 사업에 대비 중"이라며 "LG화학 삼성SDI SK에너지 등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뿐만 아니라 에코프로의 온실가스(PFC, 과불화탄소) 제거 설비도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의 장비는 촉매식이다. 이 대표는 "연소식과 달리 저온상태에서 가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PFC 제거설비 공급 물꼬를 삼성전자에서 텄다. 작년 말 시험용으로 1대를 납품했고, 올 하반기 5대를 추가로 납품한다. 이 대표는 "반도체 라인에 이어 LCD 라인용 테스트도 오는 9월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3개월간의 시험을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삼성전자 LCD 공정에도 납품이 이뤄지게 된다. 그는 "삼성전자 외 다른 기업에서도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PFC 제거설비는 클린룸 등에 들어가는 필터와 더불어 에코프로 환경 부문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2차전지와 환경 부문의 올 연간 매출은 각각 430억원과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4%, 1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분사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행 주식 수로 247만주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은 대부분 소화돼 30만~40만주만 남았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BW 물량 중 절반 정도(125만주)를 본인이 소유하고 있다"며 "신주인수권을 전량 행사하면 최대주주 지분율을 30%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말 현재 최대주주 지분율은 21.11%로 외부에서는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기도 했다.
[매일경제 청원 = 김대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