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結者解之)하러 왔습니다."
16일 취임한 김창경 신임 교과부 2차관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얽혀 있는 과학기술정책 현안들을 깔끔하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신임 차관은 대통령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과 과학기술비서관을 지내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정부출연 연구기관 구조개편 등 이명박 정부 초기 과학기술정책 밑그림을 그린 주인공이다.
하지만 과학벨트는 세종시 무산에 따라 법안 통과도 진행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며 출연연 개편안은 과학계에서 논란이 많다.
이에 따라 MB정부 과학정책 청사진을 그렸던 김 신임 차관이 정권 후반기에 매듭을 짓는 일을 하게 됐다.
출연연 구조개편과 관련해 과학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오히려 연구 자율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정부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제 제가 정부 측 인사가 된 셈인데 절대 서두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 신임 차관은 "차근차근 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께 발표하기로 했던 정부 측 `출연연 개편안`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와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등 출연연을 통합 관리하는 연구회는 해체하고 소속 출연연구소는 부처별 직속기관으로 편입한다는 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방침이 다소 달라 이에 대한 원만한 조율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세종시 수정안이 물 건너가면서 세종시 입주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간 과학벨트법안 역시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김 신임 차관은 밝혔다.
"국회에서 과학벨트특별법안 통과도 빨리 진행시켜야 하겠고 예산 확보도 동시에 추진할 것입니다."
김 신임 차관은 "사업 진행이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는데 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중이온 가속기 설계 등 과학벨트 입지 선정과 착공 전에 진행할 수 있는 일은 예산을 따내 미리 진행시킨다는 것. 그는 특히 전체적으로 국가 연구개발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 밖에 김 신임 차관은 "정부가 연구개발 투자는 계속 늘리고 있는데 그만큼 혁신적인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 선진화에 계속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신임 차관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취임식을 했다. 취임사를 통해 그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상을 높여 과학기술정책 관련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자력과 우주 분야를 수출 주력산업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한편 새로운 국가 과학기술 혁신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을 조속히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초ㆍ원천연구 투자 확대, 융합녹색기술 개발, 글로벌 기초과학 협력네트워크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임 차관은 `현장 중심`과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정책 추진 시 기조로 삼겠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심시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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