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위기의 시대입니다. 모바일 서비스, 스마트TV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주파수 경매와 디지털 전환으로 방송 환경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방송기술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하는 것이 제 역할이 될 것입니다.”
지난 달 취임한 양창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임기 2년 동안 방송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불어 닥칠 것이다. 그는 그동안 방송기술인연합회가 과거 디지털(D)TV 전송 방식에서부터 최근 AM주파수 재배치, 방송장비 고도화 등 우리나라 방송기술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앞으로의 방송 시장 변화에서도 연합회 나름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전국 44개 방송사와 4500명의 방송기술인으로, 연합회 규모도 커진 터다.
우선 방송기술인에게 불어 닥칠 가장 큰 변화가 주파수 경매가 될 것이다. 경매가 된다면 경매비용은 고스란히 시청자 몫으로 전가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무료방송과 그렇지 않은 유료방송의 균형성장이 필요하다. 뿐 아니다. 차세대 방송에 대한 예비 주파수도 확보되어야 한다.
양창근 회장은 “주파수 경매제를 실시한 미국 방송사들의 경우, 통신기술의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무기력하게 방송주파수를 반납하고 나서야 뒤늦게 차세대 방송기술인 3DTV, UHDTV, 모바일TV를 제공할 터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방송 산업을 선도하려면 방송사에 좋은 토양을 제공해야 훌륭한 수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 회장은 누구보다 2013년 디지털 완전 전환을 위해 앞서 뛰어야 한다. 향후 3DTV, 오픈IPTV, UHDTV에 대한 기술표준 제정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양 회장은 “지난 5년간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한 디지털 방송 기술 전문인력 양성이 디지털 전환기에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방송과 미래 방송 기술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인이 대접받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큰 사명이다. 방송사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올 때면 기술분야 구조조정과 아웃소싱이 거론되기도 한다. 게다가 인력 구조도 채용은 줄고 퇴직은 늘어나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 미디어 다양성의 시대에 기술인의 입지는 오히려 넓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는 “방송기술인이 해야 할 일은 늘어나지만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각 계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언론단체, 시민단체, 노조, 학계 등과 연대를 강화해서 사회 공동체적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방송기술에 대한 정책적 견제는 당연한 연합회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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