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G-CRM 구축 경쟁 뜨겁다

은행권이 지도와 고객정보를 결합한 `G-CRM` 도입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자본시장법 시행, 보험업법 개정 등으로 업종별 `칸막이 영업`이 사라지면서 금융권 전체가 고객관리 무한경쟁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G-CRM은 고객 유형별 분포를 지도상에 보여줘 특정지역 고객에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한 단계 진화된 고객관리 솔루션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2008년 은행권 최초로 G-CRM을 구축한 국민은행이 최근 G-CRM 고도화사업을 발주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G-CRM사업에 착수, 이르면 연말께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함께 G-CRM을 도입한 하나은행을 포함해 은행권 `빅4`가 연말께 모두 G-CRM을 가동한다. 고객관리 및 마케팅 핵심도구로 G-CRM이 사용될 전망이다.

G-CRM이 구축되면 영업점 주변 아파트나 상가 거주 고객의 정보와 거래현황 등을 입체 분석해 다양한 `타깃 마케팅` 경쟁도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G-CRM을 도입하니 특정지역의 취약 고객 또는 우량 고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져 업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각종 법 개정으로 금융업종 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은행 · 보험 · 증권을 넘나들며 고객 확보 전쟁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선 고객관리 시스템 구축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은행 G-CRM 구축비용은 은행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억~30억원에 이른다. 기존 CRM과 달리 주로 GIS업체들이 G-CRM 구축 주사업자로 참여한다.

GIS업계에서는 2012년부터 주소만으로 지리정보 검색이 가능한 새 주소 체계가 의무적으로 도입되면 연간 300억원 이상의 G-CRM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의 G-CRM을 구축한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사장은 “새 주소가 도입되면 은행권뿐만 아니라 물류 · 택배 · 통신 등 지리정보가 중요한 업종을 중심으로 G-CRM 구축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메리츠화재 등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보험사들도 CRM을 G-CRM으로 재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영규 선도소프트 전무는 “최근 공공부문 GIS 예산이 크게 삭감된 가운데 G-CRM이 민간 GIS 시장 확대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입력 정보가 늘어나면 개인고객뿐만 아니라 사업체 고객정보 등도 입체적으로 분석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해설

G-CRM=지리정보시스템(GIS)에 고객관계관리(CRM)를 합친 컨버전스 솔루션. 전자지도 위에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주고, 해당 지역정보나 통계자료를 가미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고객관리와 마케팅이 가능하다.



기존 CRM과 G-CRM 비교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