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해외 바이오매스 확보 시급

[미래칼럼] 해외 바이오매스 확보 시급

오늘날 화학 산업은 석유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에너지원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석유는 화학 산업에서 사용되는 탄소와 수소의 값싼 공급원이었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화학원소는 탄소(C), 수소(H), 산소(O)와 질소(N)인데, 이중 산소와 질소의 공급은 공기를 사용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지만 탄소와 수소의 공급은 화석연료 특히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 부작용으로 탄소의 산화물인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대기 중 CO2 농도가 증가해 지구온난화와 이상 자연 재앙을 겪고 있다. 또 지구상에 존재하는 석유 자원 부존량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수십년 안에 생산량의 정점(peak oil)에 이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수요는 2005년부터 2030년 사이에 4배로 증가하며 2030년에는 자동차 구매가 지금의 7배인 약 2억7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202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세 번째로 큰 석유수입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가의 급격한 석유소비 증가가 고갈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와 같이 석유자원 고갈에 따른 에너지 문제와 CO2 농도 증가에 따른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생물 자원의 활용이다. 식물체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하여 대기 중 CO2를 고정화하여 생물자원으로 축적하며, 생명자원은 매년 재생가능(renewable)한 자원이다. 석유와 달리 대기 중 CO2를 고정화하기 때문에 순수 CO2 배출량이 없는 `CO2중립`의 장점도 지니고 있다.

미국에서도 `탄화수소(hydrocarbon, 석유자원을 통칭)에서 탄수화물(Carbohydrate, 생물자원을 통칭)로`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석유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생물자원의 활용을 위한 각종 정책이 국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중의 한 예가 `Twenty in Ten Program`으로 2017년까지 자동차 연료의 20%를 생물자원에서 생산한 바이오 연료로 대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의 토양과 기후에 적합한 생물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생물자원을 자체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해외에 있는 생물자원을 장기적이며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 있는 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자원외교 차원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바이오 디젤 생산에 사용되는 `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를 바이오 에탄올로 전환시켰을 경우, 그 양은 우리나라에서 소비하는 휘발유의 10%에 해당한다. 팜유 찌꺼기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에서 더 많이 발생하므로 이곳의 생물자원 확보와 함께 바이오 연료로의 생산기술을 개발한다면, 석유의존도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이나 산업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생물자원은 에너지와 화학 산업에 필요한 귀중한 탄소 공급원이므로 생물자원의 확보는 에너지와 화학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서진호 서울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jhseo94@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