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이는 지주사 수익률…7~8월 최대 32%↑

주도주가 수시로 바뀌는 종목 장세 속에서도 지주사들이 지난 한 달 이상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월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주요 지주사들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CJ가 6만원에서 7만9천100원으로 31.83%, LG가 6만6천원에서 8만6천700원으로 31.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는 3만7천300원에서 4만4천800원으로 20.11% 뛰어올랐고, 두산은 11만1천500원에서 13만3천500원으로 19.73%, SK가 8만7천500원에서 9만5천300원으로 9.0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3.3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주사의 `깜짝 수익`에 대해 전문가들은 18일 주도주가 없는 장세에서 지주사들이 단기적인 투자 대안처로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 에 대한 기대감과 지주사의 저평가 매력 등이 부각돼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T, 자동차 같은 주도주들의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지주사가 관심을 받았고, IPO 시장이 완전히 망가졌다가 회복되면서 비상장사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상장된 SK C&C가 공모가 3만원에서 현재 9만4천원 수준으로 올랐듯이 다른 지주사의 경우도 비상장 계열사들이 기업공개 절차를 밟게 되면 지분 가치 증대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예컨대 LG CNS나 삼성SDS의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고, 아이마켓코리아가 상장하면서 LG서브원이나 LG실트론의 상장가능성 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CJ의 경우는 적자 자회사였던 CJ미디어와 CJ엔터테인먼트의 흑자전환 소식과 콘텐츠판매 활성화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에 주가가 뛰었다.

두산과 한화는 지주사 자체사업부의 영업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두산은 전자부문, 한화는 방산부문의 이익 모멘텀이 강화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용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에 따라 그동안 비상장기업에 투자해 놓은 것을 거둘 수 있는 시기가 왔다"며 "SK지주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 정도로 아직 지주사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상승여력은 크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도 "LG 주가가 LG화학의 이익모멘텀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면서 "지주사는 계열사 실적을 뒤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우량 계열사를 둔 지주사의 매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