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G마켓-옥션`의 기업결합을 엄중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성사될 경우 오픈마켓에서 70%의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양사의 기업결합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17일 "원래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간이 심사 대상이지만 `G마켓-옥션` 합병은 일반 심사 대상으로 정하고 기업결합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결합을 간이 심사 대상으로 볼 경우 공정위는 원칙적으로 신고 내용의 사실 여부만을 확인할 뿐이다. 간이 심사 대상에는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기업결합이 해당한다. 또 통상 계열사 간 합병은 간이 심사 대상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G마켓-옥션`은 이례적으로 간이 심사가 아닌 일반 심사 대상이 된 것이다.
일반 심사 대상 기업결합은 지배 관계 및 경쟁 제한성 등의 기준에 의해 심사가 이뤄진다. 최악의 경우 기업결합 자체가 `불허`될 수도 있다. 2004년 공정위는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의 합병을 불허한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베이가 옥션과 G마켓을 각각 인수했을 때는 인터넷 오픈 시장의 진입 장벽이 없어 경쟁 제한 요소가 낮아 결합을 허용했다"며 "최근 이 기업집단의 시장점유율이 70%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해 이번 계열사 합병은 보다 철저히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이번 일반 감사 결정은 지난해 4월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할 때부터 불거진 독과점 논란 때문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최근 G마켓의 시장 지위 남용 행위가 이어지면서 공정위가 엄중한 기업결합 심사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최근 G마켓이 `경쟁사인 11번가와 거래할 경우 메인 노출 프로모션에서 제외시키겠다고 판매자들에게 통보한 행위`에 대해 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시장점유율 1위인 G마켓의 영향력이 이 정도인데 G마켓과 옥션이 기업 합병에 따라 화학적 결합을 이룰 경우 독과점의 폐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G마켓의 매출은 3143억원, 옥션은 2252억원으로 각각 국내 오픈마켓 1위와 2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는 2001년 2월 옥션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G마켓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안정훈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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