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뉴SM5가 프랑스에 수출된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르노삼성 뉴SM5를 수출용으로 개선한 모델명 `래티튜드(Latitude)`가 다음주 프랑스에서 공개된다. 판매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래티튜드는 오는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유럽 중대형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르노가 한국산 자동차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르노삼성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의 본거지에 자회사 모델을 들인다는 의미를 지닌다.
래티튜드는 르노의 고급 승용차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에서 100% 조립되는 자동차가 된다. 뉴SM5를 기본으로 디자인과 옵션을 일부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SM5 수입은 르노의 고육지책이다. 경쟁력 있는 자회사 모델을 자신들의 `텃밭`에 판매해 떨어진 점유율과 명성을 동시에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는 유럽 중형 승용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에 밀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에 따르면 르노의 유럽 중형차 시장 점유율은 2003년 7.5%에서 지난해 절반 이하인 3.4%로 떨어졌다.
하지만 르노의 래티튜드 수입은 프랑스 정부와 자동차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래티튜드가 프랑스 시장에서 순조롭게 팔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완성차를 한국에서 역수입하는 것이 프랑스 정부가 국내 생산과 국산 부품 사용을 장려하는 것과 배치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프랑스 노조동맹(CGT)의 파비앙 가셰 르노 지부장은 "르노의 주요주주로서 정부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프랑스 생산 모델의 판매를 저해할 수 있는 (한국산) 수입 조치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CGT는 르노뿐 아니라 푸조 등 프랑스 업체들이 해외 생산을 늘리는 데 항의해 파리 모터쇼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지타 로 르노 대변인은 "래티튜드의 엔진은 프랑스산"이라며 "르노삼성 부산 공장 생산량의 5%만 서유럽에 수출되기 때문에 프랑스의 생산을 위축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