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원재료인 잉곳 성장을 촉진시켜 LED 칩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비아이이엠티(BIEMT)는 LED용 사파이어 잉곳 생산기술을 새로 개발해 올해 말부터 양산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는 최근 기업설명회(IR)를 열어 LED용 잉곳 생산은 물론 태양광용 웨이퍼 가공 등 `녹색산업`에 새로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비아이이엠티가 이번에 개발한 LED용 사파이어 잉곳은 기존 잉곳과 `키우는 방식`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LED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파이어 원소를 덩어리 형태의 잉곳으로 키워야 한다. 이 잉곳은 보통 직육면체나 원통, 원뿔 등의 형태로 성장하지만 이 가운데 원소 배열이 고른 결정질 부분만 또 다른 원통 모양으로 다시 적출해야 한다.
이강열 비아이이엠티 사장(사진)은 "사파이어 원소로 이뤄진 LED용 잉곳은 원소 결정질이 수평으로 성장하는 특징이 있다"며 "그러나 자사는 이를 수직으로 키우는 방식을 새로 개발해 웨이퍼용 잉곳을 더욱 많이 뽑아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수평ㆍ수직 방식으로 잉곳을 성장시키는 게 어떤 차이를 불러올까. 우선 기존 LED용 잉곳 결정질은 A축이라고 불리는 수평 형태로 자라기 때문에 수직 방향의 중력과 반작용을 이루게 된다. 그만큼 반대 힘을 받으니 성장에 한계를 띠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잉곳 결정질을 C축이라고 불리는 수직 형태로 키우면 수직 방향의 중력과 힘을 합쳐 잉곳 성장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는 원리다.
이 사장은 "잉곳은 가스나 온도, 습도 등 여러 환경을 통해 숙성시키는데 이 조건에 변화를 줘 해당 결정질이 수직으로도 쭉쭉 자랄 수 있는 기술을 새로 개발했다"며 "이렇게 결정질을 수직으로 자라도록 키운 잉곳에서 원통을 적출한 뒤 이를 원판 형태 웨이퍼로 잘라내면 기존에 수평으로 키운 잉곳에서 뽑아낸 웨이퍼보다 면적이 4배가량 더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LED용 웨이퍼 크기는 4인치 미만이 고작이었지만 자사 기술로 개발한 잉곳으로 웨이퍼를 잘라내면 6인치나 8인치까지 커진다"고 강조했다. 웨이퍼 면적이 넓어지면 그만큼 생산되는 LED 칩 수도 늘어나게 된다.
비아이이엠티는 이 기술을 특허출원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말부터 6인치 대형 웨이퍼를 월 6000장 규모로 만들 수 있는 잉곳을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잉곳은 삼성LED나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 국내 LED 소자 분야 빅3 업체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아이이엠티는 태양광용 잉곳 웨이퍼 사업도 신규로 추진할 예정이다.
비아이이엠티 관계자는 "태양광용 웨이퍼는 표면이 평평하면 태양광을 받아 바로 반사시키기 때문에 광효율이 떨어진다"며 "이를 막기 위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하는 텍스처링 공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기존에 화학용액을 첨가시켜 텍스처링하는 습식 방식 대신 플라스마(섬광)를 쪼이는 건식 방식을 채택했다. 습식은 효율이 낮은 데다 수질오염 문제가 있는 반면 일반 대기압 환경에서 플라스마로 텍스처링한 태양광 웨이퍼는 광효율이 25%가량 더 높다.
비아이이엠티는 반도체 웨이퍼를 얇게 연마하는 데 필요한 화학용액 공급장치와 반도체 공정상 칩을 운반하는 부품인 `트레이` 등을 생산해 지난해에는 매출 384억원을 올렸다.
[매일경제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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