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기업의 해외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태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권역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 이들 지역은 탄탄한 중산층, 우수한 방송 물류 인프라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홈쇼핑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GS샵은 18일 태국 미디어그룹 `트루비전(Truevision)`, 오프라인 유통기업 `더몰(The mall)`과 함께 홈쇼핑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태국 시장에 진출한다. 합작사(가칭 트루GS쇼핑)는 트루비전과 GS샵, 더몰이 공동 출자하는 형태로서 설립 자본금과 구체적 지분율은 협의 중이다. 트루GS쇼핑은 올 가을 본 계약 체결 후 곧바로 법인 설립과 제반 준비에 들어가 연말께 트루비전의 유료 방송 플랫폼을 통해 약 2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24시간 홈쇼핑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허태수 GS샵 사장은 “트루GS쇼핑 설립으로 세계적인 노하우를 자랑하는 한국의 홈쇼핑 문화를 태국에도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CJ오쇼핑은 인도 시장에서 본격적인 승부에 뛰어들었다. CJ오쇼핑과 스타TV가 만든 홈쇼핑 채널인 `스타 CJ 얼라이브(스타CJ)`가 지난 1일부터 전용 채널에서 24시간 방송을 시작한 것.
CJ오쇼핑은 지난해 3월, 인도 최고의 미디어 그룹인 스타TV와 함께 자본금 5500만달러를 50 대 50으로 합작 투자하여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9월 말 스타CJ 채널의 시험방송을 시작, 하루 6시간씩 스타그룹의 드라마 채널을 통해 홈쇼핑 방송을 송출해왔다.그간 인도 방송정보부의 신규 채널 허가 작업이 지연되어 24시간 방송이 예상보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하루 6시간 방송 시간 동안에도 5만명 이상의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초기 1~2개월 간 미미했던 매출도 2010년 들어서는 매달 40% 가량씩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일 케이만군도에 세운 투자회사인 `LHSC Limited`의 지분 3000만주(23.26%)를 36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중국 사업전개를 위한 지분투자가 취득 목적이다. 이 투자회사는 롯데쇼핑이 중국 홈쇼핑 업체인 `럭키파이(LuckyPai)` 인수를 위해 케일만 아일랜드에 만든 페이퍼컴퍼니다. 아직 사업 포트폴리오가 정확하게 그려지진 않았지만 `척박한` 중국 시장에서 그룹 차원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롯데홈쇼핑은 베트남 시장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초기 직 · 간접 비용이 많이 드는 직접 설립보다는 베트남 방송사와 합작해 설립하는 형태를 우선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홈쇼핑은 중국 시장에 재진출한다. 지난 5월 중국 지역 진출 타당성을 알아보기 위해 베이징과 상하이 두 지역에 신사업팀을 파견했다. 그간 현대홈쇼핑은 해외 진출 의사를 내비치긴 했지만 정확한 지역과 시기를 공개하지 않았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내달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후 공모 자금 등을 바탕으로 상하이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며 현재 중국 유력 채널사업자와 합작법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