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성장과 전이에 필수적인 혈관신생에 관여하는 새로운 인자를 발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제재를 개발했다. 신개념 암 치료제 개발에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혈관신생(angiogenesis)은 몸속에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악성 종양(암)의 성장과 전이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KAIST 고규영 교수(의과학대학원)와 삼성의료원 남도현 교수는 기존의 혈관성장인자(VEGF) 이외에 또 다른 성장인자가 혈관신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두 인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이중혈관성장차단제` 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캔서 셀(Cancer Cell)` 표지 논문(8월 17일자)에 선정됐다.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업적이 캔서 셀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의학계에서는 VEGF가 혈관신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인식, 이를 억제하는 항암제인 아바스틴을 암 환자들에게 투여해왔으나 항암 효과가 크지 않고 부작용이 컸다.
고 교수팀은 제작한 이중혈관성장 차단제를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기존의 VEGF만을 차단했던 제재보다 암 성장(2.1배)과 전이(6.5배)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로 효과는 탁월하지만 부작용은 적은 신개념 항암치료제 신약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