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핵심 원재료지만 그동안 미국에 100% 의존해왔던 삼중메틸갈륨(TMG)이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 간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국산화된다.
반도체용 화합물 전문업체 유피케미칼(대표 신현국)은 미국 삼중메틸알루미늄(TMA) 전문회사 켐츄라와 총 100억원을 투자해 국내 TMG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18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합작사는 내년 말까지 경기도에 연산 30톤 규모의 TMG 생산 설비를 완공할 계획으로 지분은 양사가 50 대 50씩 보유키로 했다.
합작사는 우선 켐츄라 독일 공장에서 생산한 TMG를 수입해 국내 시장에 공급한 뒤, 내년에 경기도 공장이 완공되면 자체생산한 TMG를 국내외 LED 업체에 납품키로 했다. 향후 LED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금액을 늘려 TMG 생산능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켐츄라는 지난해 연 매출 23억달러의 특수화학 전문 기업으로 TMG의 주 원료가 되는 TMA 생산능력이 세계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작사는 켐츄라를 통해 원재료인 TMA를 내재화함으로써 타 업체 대비 TMG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현국 유피케미칼 사장은 “켐츄라는 TMA 분야 업력이 50년 이상 돼 경쟁력이 높다”며 “그동안 특수 화합물 분야에서 쌓은 양사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국내 시장에 TMG를 조기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피케미칼이 국내에 TMG 생산법인을 설립함으로써 다우케미칼 · 시그마알드리치 등 미국 회사들의 양분해왔던 국내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점쳐진다. 세계적으로 TMG 시장은 미국 회사인 다우케미칼 · 시그마알드리치, 네덜란드 `악조노벨` 3사가 석권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만은 미국 회사가 양분하고 있다.
최근 LED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국내 TMG 소비량도 늘고 있지만 공급선이 다변화되지 못한 탓에 수급이 매우 불안정한 실정이다. 강력한 인화성으로 항공 운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LED 업체들은 긴 납기를 감수하고 해상 운송을 통해 TMG를 수입해왔다. 유피케미칼과 켐츄라 간 합작사가 국내에 자가 생산라인을 건설하면, 국내 LED 업체들의 TMG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삼중메틸갈륨(TMG)=LED 에피웨이퍼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1000∼1200도로 가열된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내부에 TMG와 나이트로젠 가스를 주입하면 사파이어 웨이퍼 표면에 질화갈륨(GaN) 층을 형성시킨다. TMG의 순도와 품질에 따라 LED 밝기와 신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