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삼성 출신이 10%를 넘어섰다.
18일 코스닥협회에 의뢰해 `2010 코스닥상장법인 경영인명록(7월 6일 기준)`에 등재된 1003개사 CEO 1227명 이력을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 출신은 126명으로 전체의 10.49%에 달했다.
삼성 출신은 2008년과 2009년 조사에서는 각각 111명과 112명으로 전체의 8.94%와 9.14%를 나타냈다. 올해 삼성에 적을 뒀던 CEO가 14명 크게 늘어나며, 10%대 진입했다. 삼성은 `코스닥 CEO 사관학교`라는 애칭에 걸맞게, 13대 주요 그룹 출신 CEO 310명 가운데서도 126명으로 40.6%를 차지했다.
삼성에 이어서는 LG와 SK 출신이 각각 79명과 25명으로 6.58%와 2.08%를 차지했다. LG그룹 출신은 지난해와 비교해 11명 크게 증가해 비율도 5.55%에서 1%포인트 이상 증가했으며, SK 출신은 4명 늘었다. 이어 포스코(17명, 1.42%)와 KT(13명, 1.08%)가 뒤를 이었으며, 현대차 출신은 10명(0.83%)으로 한화그룹 출신과 동일해 그룹규모에 비해서는 적었다. 전체 CEO 가운데 13대 그룹 출신 비중은 25.81%로 4명 중 1명꼴이다.
코스닥 상장사 CEO 가운데 삼성 등 IT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사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시장이 기술주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IT와 기술업체들이 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다 보니 삼성 등 IT대기업에서 독립해 창업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벤처 버블이 제거된 후 투자시장이 안전자산 위주로 움직이면서, 대기업에서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갖고 설립한 벤처기업이 두각을 나타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용상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총괄팀 부장은 “상장심사 시 CEO 이력은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삼성에 있다가 창업한 경우도 있겠지만 상장 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삼성 출신이 영입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반도체 출신인 서승모 씨엔에스테크놀로지 대표는 삼성출신 임원이 많은 배경으로 “삼성에서는 과장 정도만 되면 오너십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된다”며 “그 과정에서 업계와 네트워크를 넓히고 산업을 이끌어가면서 창업의 기회를 찾는 것 같다”고 꼽았다.
연구소 출신 주요 CEO로 삼성의 경우 임화섭 가온미디어 대표(삼성전자 종합연구소, 이하 주요 이력),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삼성SDI 중앙연구소),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이승희 쏠리테크 대표(삼성종합기술원), 최종관 에스비엠 대표(삼성전자 연구소), 이문용 원익쿼츠 대표(삼성전자 연구소장), 이보선 홈캐스트 대표(삼성전기 종합연구소) 등이 있으며 박인길 이노칩테크놀로지 대표는 삼성전기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LG에서는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LG산전연구소), 송준석 네오세미테크 대표(LG전선연구소), 조희재 네패스신소재(LG화학 연구소), 김양국 아이컴포넌트 대표(LG화학 기술원), 이성민 엠텍비젼(LG반도체 연구소), 정승규 이엠텍 대표(LG전자 연구소),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금성중앙연구소), 강관희 인프라웨어 대표(금성통신연구소),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LG생명과학 연구소장), 김원남 탑엔지니어링 대표(LG반도체연구소), 홍성천 파인디앤씨(LG전자 연구소) 등이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