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 빅3가 차세대 HDD 기술과 로드맵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HDD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는 동시에, 나머지 하위권 HDD 업체와 관련 부품 업체들도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각) EE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히타치GST 등 3사는 최근 차세대 HDD 기술 및 로드맵을 개발하기 위해 `저장장치 기술 연합(STA)`이라는 공동 연구그룹을 결성하기로 했다. 이들 3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7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리하게 끌어왔던 기술 주도권 경쟁을 매듭짓게 됐다. 또 차세대 저장장치 기술 개발도 앞당겨지는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사는 공동 연구그룹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수백만달러 규모를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마크 기넨 국제디스크드라이브장비재료연합(IDEMA) 의장은 “메이저 3개 업체가 차세대 기술 규격에 합의한 만큼 올 연말까지는 대다수 관련 반도체 업체들도 여기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IDEMA 측은 이달 삼성전자 · 도시바 등 여타 주요 업체를 동참시키기 위해 아시아 지역부터 방문할 예정이다. 차세대 HDD는 평방인치당 더 많은 저장 용량을 갖춘 제품이다. 관련 부품 · 장비 업체들과 폭넓은 협력을 통해 갈수록 커지는 원가 부담도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년간 시게이트와 히타치는 차세대 HDD 기술의 주도권 향배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히타치는 회전 디스크상에 정확히 비트를 위치시키는 `패턴드 미디어` 기술 방식을 개발해왔고, 시게이트는 가열 자기 기록 방식의 기술에 주력해왔다. 두 가지 기술 방식 모두 평방인치당 테라비트 수준으로 저장 용량을 확대할 수 있지만, 여전히 제조비용이 큰데다 양산 기술도 미숙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연구그룹은 한 가지 기술 방식에만 치우치지 않는 상용화 기술을 모색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