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BMW 그란투리스모의 신선함

[신차드라이브] BMW 그란투리스모의 신선함

BMW 그란투리스모에게는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신선함이 있다. 세단으로 보기에는 트렁크가 짧고, 해치백보다는 쿠페에 가깝다고 할 만큼 뒤로 쭉 뻗은 지붕선을 가졌다. 차가 껑충해서 SUV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미니밴과도 거리가 멀다.

BMW가 내세운 개념은 `프로그레시브 액티브 세단`. 파격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세단이라는 얘기다. 혹시나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이 있을까봐 그랬는지, 트렁크도 두 가지 방식으로 열 수 있도록 만들었다. 두 개의 버튼 중 어느 쪽을 누르냐에 따라 해치백처럼 뒷유리까지 통째로 열리기도 하고 세단처럼 트렁크 부분만 열리기도 한다.

차 전체를 빙 둘러 살펴보면 트렁크에 큼지막하게 적힌 `GT`외에는 차 이름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표시가 없다. GT는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약자.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는 고성능 자동차를 뜻하는 말이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라는 이름을 달아 5시리즈의 일종으로 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BMW 그란투리스모`라는 별도의 모델로 빼냈다. 5시리즈보다는 7시리즈에 가까워 보이는 공간과 사양들을 생각하면 이쪽이 덜 혼란스럽다.

그란투리스모는 같은 플랫폼에서 태어난 5시리즈와 7시리즈의 중간 정도 크기인데 키는 제일 크다. 그리고 앞뒤 바퀴의 축간거리는 일반 7시리즈와 같다. 7시리즈의 지붕을 올리고 트렁크 길이를 줄여 만든 해치백 버전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천장과 시트가 높아졌기 때문에 타고 내리기가 편한 것은 물론, 뒷좌석에 앉았을 때의 공간적 여유는 7시리즈 롱버전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뒷좌석은 수동으로 앞뒤 거리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트렁크 공간과의 사이에는 별도의 격벽을 두었다. 등받이와 격벽을 모두 접으면 1700리터에 달하는 넓은 적재공간을 얻을 수 있어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비즈니스와 레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설정이다.

뒷좌석용 좌우독립 온도조절 장치와 측면 유리 전동 햇빛 가리개, 문을 살짝 걸쳐주면 자동으로 끝까지 닫아주는 소프트클로징 기능,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경보 장치, 3개의 카메라를 통해 위에서 내려다 보는듯한 화면을 만들어주는 서라운드뷰 등 사양도 고급이다. 5시리즈의 국내시장 최고급 모델인 535i보다도 한 움큼을 더 얹어준다. 일반 세단보다 높아진 운전석이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덕분에 시내를 다닐 때도 덩치를 잘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

535i와 마찬가지로 3.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0-100㎞/h가속을 6.3초에 끊는 그란투리스모의 동력성능은 더할 나위가 없다. 높고 무거워진 탓에 움직임은 5시리즈만큼 기민하지 않지만 GT라는 이름에 걸맞게 더욱 느긋하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BMW 그란투리스모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가격은 1억510만원으로, 535i보다 10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하지만 일부 사양을 제외시킨 그란투리스모 일반 모델의 가격은 7890만원으로, 535i보다 1500만원 이상 저렴하다. 5시리즈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7시리즈 해치백이라니, 만만치 않은 매력이다.

글, 사진 /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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