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성의 과도한 음주가 후손의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가 됐다. 비록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아버지의 과음이 아들, 손자세대까지 미쳐 생식능력을 떨어뜨린다니, 술 소비량이 세계3위에 달하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술은 적당량만 마신다면 약이 될 수 있다. 한의학 고전에서도 술은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약기운을 잘 퍼지게 한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어혈을 푸는 한약 처방들에서는 술을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한두 잔을 넘어 과음하는데 있다. 동의보감을 보면 `주상(酒傷)` `음주금기` `주독이 변하여 여러 가지 병이 된다(酒毒變爲諸病)` 등의 내용을 두어, 현대의 각종 성인병과 알콜 중독에 해당되는 증상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지만, 저절로 풍(風)을 부르고 신(腎)을 상하며, 장(腸)을 짓무르게 한다` `술은 석 잔을 넘으면 안 된다. 많이 마시면 오장을 상하고 마음을 어지럽혀 발광하게 된다` `오랫동안 술을 마셔 장부에 독이 쌓이면 신(神)을 상하며 수명을 짧게 만든다`
실제 성인병 등이 발병하고 나면 한방치료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들은 예방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음주 후에는 뜨거운 물로 양치하는 게 술독을 푸는데 좋고, 숙취해소에 좋은 한약재를 달여 마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한약재가 `갈근(칡뿌리)`과 `갈화(칡꽃)`다.
칡에서 나오는 이들 약재는 성질이 약간 차면서 술독을 풀고 갈증을 멎게 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갈근의 경우 가슴의 열을 없애고 식욕을 돋워, 소화를 돕는 작용도 한다. 또 땀을 살짝 내면서 감기 몸살을 치료하는데, 성질이 차므로 몸에 열이 있는 체질들이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