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확정한 `청년 기술 · 지식창업 지원대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이 `2기 벤처시대 개막`을 선언한 뒤 마련한 `벤처기업 육성책`의 후속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2기 벤처육성대책과 글로벌 경기침체 회복기로 벤처기업 수는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청년 창업은 부진한 상황으로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서울 강북청년창업지원센터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 국가고용전략회의에 참석했던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의 벤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년 창업 활성화=청년창업이 없는 벤처 2기가 지속되고 있다. 20 · 30대 청년 벤처 CEO 비중은 2000년 54%에서 2008년 12%까지 줄었다. 사실상 대 · 중견기업과 함께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하며 차세대 먹거리 창출에 나서야 할 주체들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3대 분야에 청년창업자 3만명 양성 추진` 정책은 창업 활성화 목표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연구개발(R&D) 결과를 사업화하는 청년창업자에게는 정부에서 사업화자금의 90%를 지원한다. 또 녹색청년창업단과 같은 녹색기술 기반의 청년창업 촉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녹색창업자를 집중 양성한다. 대기업 · 공기업 입사 또는 국가고시로 발길을 돌린 청년들에게 창업정신을 심어주는 것, 그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초기 벤처 투자 확대=엔젤투자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향도 업계 관심거리다. 정부의 모태펀드 확대 지원으로 벤처캐피털 업계에 투자자금은 크게 늘었다. 문제는 이들이 초기 벤처 투자에 인색하다는 점이다. 과거 벤처 거품이 제거된 후 이들 벤처캐피털업체는 벤처투자 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더욱이 최근 코스닥 상장 소요기간도 크게 늘어 벤처캐피털들은 초기 벤처 투자보다는 자금회수가 빠른 `업력이 있는` 벤처기업을 선호한다. 벤처캐피털은 짧게는 3년, 길어야 5~7년 후를 보고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엔젤투자자가 벤처에 재투자 시 양도세 과세를 이연하는 등 미국 수준으로 혜택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성공한 벤처 CEO들이 엔젤투자자로 나서도록 `엔젤투자 매칭사업`을 추진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전체 벤처투자의 50%가량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성공한 벤처투자자 중심의 엔젤투자자에 의해 이뤄진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다. 내년까지 성공한 벤처 CEO들이 15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나선다. 청년창업가들에게는 자금투자도 받으며, 사업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연대보증 부담 완화=벤처업계가 강력히 요구한 기술보증기금의 연대보증 부담도 완화된다.연대보증은 벤처업계에서 실패 후 `재도전`을 막는 족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리스크가 크지만 지원 필요성이 있는 분야는 CEO의 연대보증 비율을 현재의 100%에서 일정비율로 낮추기로 했다. 100%가 아니라는 점, 업종을 제한한다는 점이 아쉽다.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의미 있는 진척이다.
정영태 중기청 차장은 “관계부처와 기본적으로 합의된 내용이다. 세부지침과 방법 등은 추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대책 수준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적잖은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석했던 전대열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젊은 예비 창업가들에게 손에 잡히는 정책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도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측면을 강조하며 그 분야 대책 수립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며 효과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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