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LED 전문인력 양성사업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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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다이오드(LED) 업계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올 초 추진한 `LED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예산 부족 문제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배정된 예산의 절반 이상이 중고 장비 구입에 사용되면서, 전문지식 습득에 필요한 실습 과정이 축소됐다. 관계자들은 LED 인력 수요가 많은 기업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사업비를 동반 지원해야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업계 및 대학에 따르면 지식경제부가 지난 4월 시작한 LED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사업 목표 대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업계 인력난 해소라는 당초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MOCVD 엔지니어 과정`은 3일간 18시간, 후공정인 `패키지 및 LED 특성평가 과정`은 1일, 6시간으로 교육으로 `전문가` 교육을 완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경부가 사업에 할당한 예산은 총 12억원으로 이 중 7억~8억원은 학생 교육에 필요한 중고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구매에 사용됐다. 결국 5억원 남짓한 교육비를 사업에 참여한 한국산업기술대 · 서울대 · 전북대 · 경북대가 동일하게 배분받았다. 학교당 할당된 예산은 1억원 안팎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내년 3월까지 LED 분야 전문가 48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인력양성은커녕 기자재 구입, 강사료 등도 모자란 실정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당 1억원의 예산으로는 기업이 활용 가능한 인력을 기르기가 애초에 무리라며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핵심 전공정 실습에 필요한 MOCVD 가동에 고가의 기자재가 사용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LED 산업 호황에 따라 사파이어 웨이퍼 · 암모니아가스 등 핵심 소재 가격이 대폭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필수 실험 · 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인력 빼가기` 주요 표적이었던 MOCVD 엔지니어 관련 교육은 3일간 18시간 교육으로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후공정인 `패키지 및 LED 특성평가`와 관련된 커리큘럼은 1일, 6시간이 교육의 전부다.

교육을 담당한 A대학 교수는 “겨우 3일 교육으로 MOCVD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었다면 기업들이 인력난에 빠질 이유가 있겠냐”며 “인력 수요가 많은 기업들이 정부 예산만큼의 매칭펀드를 지원해 교육비를 대폭 늘려야 사업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B대학 교수는 “웨이퍼 등 일부 고가 기자재를 기업들로부터 협찬받지 않으면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내년부터 광주과학기술원 · 영남대 · 부경대까지 LED 전문인력 양성 사업에 새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현재의 예산 규모라면 예산 부족 현상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조영신 지식경제부 전자정보산업과장은 이에 대해 “예산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수업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부족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습에 필요한 기자재는 기업으로부터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원을 받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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