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처리장치(CPU)나 LED의 열을 순식간에 식힐 수 있는 소재가 개발, 양산에 성공해 학계와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박성진 교수(기계공학과)와 국방과학연구소 이성 박사, 권영삼 쎄타텍 대표 등 공동연구팀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텅스텐-구리(W-Cu) 분말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텅스텐-구리 분말은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에 의해 대전차 파괴용 포탄의 탄두에 실제 적용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텅스텐과 구리는 그 성질이 달라 합금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이나 미국이 텅스텐과 구리를 섞어 개발한 제품에 비해 물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소재정보학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재료분야 권위지인 `메탈러지컬 앤 머터리얼스 트랜잭션 A(Metallurgical and Materials Trnasactions A)`에 최근 소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텅스텐-구리 분말은 텅스텐과 구리의 장점을 결합해 방열판(heat sink), 전지전극(electrode)이나 전기스위치에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이 분말은 기존 제품에 비해 20% 이상 열전도율이 높아 열이 많이 발생하는 CPU나 LED부품에 적용할 경우 방열효과가 탁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압축 및 소결 성형이나 분말사출 성형 등 여러 부품 가공공정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양산이 쉬운 게 장점이다.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에 의해 이 물질을 적용한 대전차 파괴용 포탄의 탄두는 실험 결과 기존 탄두에 비해 무려 40%이상 관통력이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이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텅스텐-구리 분말 기술을 `특1기술`로 지정한바 있다고 포스텍은 밝혔다.
포스텍은 세계적 텅스텐 분말회사인 ATI엔지니어링으로부터 `이번에 개발한 나노 텅스텐-구리 분말이 순도가 높고 소결성이 우수한데다 기공이 거의 없으며, 합금의 이론적 수치에 근접한 밀도와 열전도도를 보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합금 기술`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교수는 “미세분말사출성형의 응용과 이와 관련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 텅스텐-구리 분말에 관한 다양한 응용연구를 꾸준히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가 PC나 LED TV 등 전자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에 활용되면 제품의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발열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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