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자연재해대책법에 과태료 규정 신설
앞으로 내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 조례였던 ‘내 집 앞 눈 치우기’가 법으로 규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8월 초 내 집 앞 주변도로에 대한 제설·제빙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 처분 규정 신설을 뼈대로 하는 ‘자연재해대책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건축물관리자의 제설·제빙책임 의무규정 이행의 실효성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게 그 이유다. 또 기후변화 영향으로 폭설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기존 관 위주의 제설대책으론 한계가 있어 주민의 자율적 제설 참여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라고도 소방방재청은 설명했다.
소방방재청이 입법예고한 개정안을 보면, 자연재해대책법 제27조 ①항 “건축물관리자는 건축물 주변의 보도·이면도로 및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한 제설·제빙작업을 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에 처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과태료는 특별자치도 및 시·군·구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부과·징수한다”는 조항도 새로 생겼다.
소방방재청은 관보와 홈페이지에 게재한 ‘자연재해대책법 일부개정 법률(안) 입법예고’를 통해 제설·제빙을 해야 하는 건축물관리자는 “건축물의 점유자 또는 점유자가 지정하는 관리자”이며 “하나의 건축물에 다수의 점유자가 있는 경우는 공동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제설·제빙 범위는 “모든 도로의 제설구간은 건축물이 도로에 접한 전체구간”으로 “△보도는 건축물에서 도로방향으로 사람 교행이 가능한 2m 이상 △보행자 전용도로는 도로중앙에서 건축물 방향으로 사람이 보행 또는 교행이 가능한 정도의 폭을 제설”해야 한다.
이면도로 경우엔 “△상가 등 건축물에 접해 눈을 쌓을 수 없는 도로는 건축물에서 도로방향으로 1.5m 이상 △담장이 있는 주택과 접한 도로는 중앙에서 건축물 방향으로 1.5m 이상 제설”해야 한다.
제설대상 강설량은 “눈을 밟아서 신발을 덮을 수 있는 5cm 정도”이며, “급경사 도로 등은 현지 실정에 맞게 탄력적인 기준을 마련해 적용”한다는 게 소방방재청의 설명이다. 제설·제빙 시기에 대해선 “주간은 눈이 5cm 쌓이면 눈이 그친 후 4시간 이내에, 야간(일몰 후부터 다음날 일출 전까지)에는 눈이 내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완료”해야 한다는 게 소방방재청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제설·제빙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처음 적발될 때는 행정지도를 하지만 두 번째부터는 과태료를 물린다. 과태료 부과기준은 단독주택(단독, 다가구)이 5만원, 공동주택(다세대, 연립주택, 아파트)과 상가 및 주상복합건물 등은 제설책임구역 ㎡당 3000원이다.
제설기준은 전국적 통일기준에 의거해 행정구역단위로 적용하는데, “거주민이 많지 않고 제설영역도 광범위해 현실적으로 책임부여가 곤란”한 농촌의 경우 군단위 도시계획 외 지역은 제외(도시계획지역만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단독주택을 뺀 모든 건축물에 도로에 접한 제설면적을 기준으로 1㎡당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다층 건물은 거주자 모두에게 공동책임을 부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단 노약자와 소년·소녀 가장 등 사회취약계층은 자치단체에서 무료로 제설을 대행하며, 여건상 제설에 참여하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등은 자치단체에서 제설을 대행한 뒤 비용을 징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