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형차 4파전…경합 치열할듯

다음달 중순 출시될 GM대우 신형 세단 `알페온` 가격이 공개되면서 준대형차 4파전 막이 올랐다.

국내 준대형차 시장은 알페온 등장 이전에도 기아차 K7과 현대차 그랜저, 르노삼성 SM7이 중소형급 못지않은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중이었다.

지난해 말 K7을 들고 나온 기아차가 준대형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이 때문에 준대형 최강자 지위를 내준 현대차는 10월 중순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SM7은 배기량은 작지만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워 선전하고 있다.

알페온은 준대형ㆍ대형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GM대우가 회심의 카드로 내세우는 모델이다.

GM대우는 19일 알페온 2.4모델 가격을 3040만~3300만원(디럭스 기준)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3.0모델은 3662만원(CL300 디럭스)과 3895만원(EL300 슈프림), 최상급 트림인 EL300 스페셜은 4087만원으로 결정됐다.

가격대를 보면 GM대우 전략을 읽을 수 있다.

현재 준대형 시장에서 인기 1위인 K7 최다 판매 트림인 2.7럭셔리 가격대가 3330만~3580만원인 데 비해 알페온은 2.4모델 최고가를 3330만원, 3.0모델 최저가를 3662만원으로 정해 K7과의 정면 대결을 피했다.

오히려 K7보다 긴 차제를 무기 삼아 보다 싼값에 대형차 느낌이 나는 준대형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2.3과 3.5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되는 SM7도 알페온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2.3 LE 모델과 알페온 2.4를 비교할 때 출력이나 토크가 알페온이 앞서 있는 데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알페온이 크기 때문이다. 기본 모델 가격 역시 알페온이 40만원 싸다.

GM대우는 상품성만큼은 이미 검증이 끝났기 때문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알페온은 GM의 고급차 브랜드인 뷰익 `라크로스`를 기반해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게 손질한 모델로 `원본`이 `2010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미국 본토에서 호평을 받았다. 중국 시장에서는 출시 1년이 채 안 된 지난달 총 10만여 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다.

알페온에는 동급 최초로 차량 진행 방향에 따라 헤드램프 방향이 상하좌우로 자동 조절되는 첨단 어댑티브 제논 헤드램프와 스위치 타입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GM대우는 주력 모델인 알페온 3.0을 9월 중순, 2.4 모델은 10월 중순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알페온을 앞세운 GM대우의 실험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 실패 사례에서 보듯 알페온의 제품 경쟁력에도 소비자들이 GM대우가 만든 고급차에 열광할지 확신할 수 없다. GM대우는 이런 점을 의식해 알페온에 GM도 대우도 아닌 독자 마크를 달았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에 준대형 세단 최초로 앞차와 거리를 자동으로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등 에쿠스급 각종 편의사양을 탑재해 준대형차 왕자 탈환을 벼르고 있다. SM7도 내년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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