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이나 인터넷게임 등을 할 때 어린 자녀가 능숙하게 기기를 다뤄 감탄할 때가 있다. 어려서부터 각종 디지털 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디지-잇셀프(Digi-itself)` 세대다. 이들 언어와 사고방식이 미래 신(新)소비문화의 열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렌드 정보 제공 업체인 에이다임(대표 김해련)은 19일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과 관련해 내년에 주목해야 할 3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발표했다.
그 첫째가 `디지-잇셀프` 세대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 영향으로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자라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또 자기들만의 디지털 언어와 사고를 갖고 있다. 지구 환경 등 사회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어른에게 카운슬링해 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어른들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13)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얼마 전 각국 지도자에게 "남북한이 60년 동안 갈라져 있어 남북한 어린이들이 만날 수 없으니 판문점에 평화의 숲을 만들어 달라"는 메일을 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따라서 이들 성향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 미국 경제정보지 월릿팝이 그런 시도를 했다. 이 회사는 어린 사업가들을 위해 `비즈 인 어 박스`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상자 안에는 포트폴리오, 투자 계약서류, 명함, 사업 설계 도구, 사업 운영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실전 연습 노트 등이 들어 있어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즐기고 배울 수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 끼인 `모라토리엄(Moratorium )` 세대도 있다. 에이다임 측은 "모라토리엄 세대는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성장했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을 반드시 학습해야 하는 세대"라고 정의했다.
e북 리더기 아마존 킨들은 아직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 있는 이들 모라토리엄 세대를 위해 고급 수제 다이어리로 유명한 몰스킨 가죽 커버를 사용한 제품을 내놨다.
세 번째 유형은 디지털로 럭셔리한 삶을 즐기는 시니어족을 일컫는 `디지-럭스(Digi-lux)` 집단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자기 세대보다 특별하고 앞선 모습을 과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기업 간부인 김 모씨(47)는 여고 시절 사진을 담은 아이패드를 갖고 동창회에 나갔다가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 대접을 받았다.
요즘 중년 여성 여고 동창회에서는 에르메스 가방보다 외국에서 구입한 아이패드에 더 큰 관심과 부러움을 나타내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미국 마케팅 회사인 애플루언스 컬래버레이티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득 10만달러 이상인 미국인들이 가장 동경하는 브랜드로 고급 자동차 대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디지털 브랜드가 상위에 올랐다.
에이다임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소비자 유형을 담은 `2011년 트렌드워치`를 오는 26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개최한다.
[김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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