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두뇌, CPU 잡아라

스마트폰에서 `두뇌` 구실을 하는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총성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PC CPU 시장은 인텔이 장악해 80% 이상 PC에 `인텔 인사이드` 로고가 붙어 있지만 모바일 CPU 시장은 이제 판을 새로 짜는 형국이다.

기존 휴대폰 칩셋 강자인 퀄컴뿐만 아니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엔비디아, 인텔, 삼성전자, 애플 등이 급성장하는 모바일 CPU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퀄컴은 모바일 시장 최초로 1㎓(기가헤르츠) 처리 속도를 내는 `스냅드래건`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안에 1.5㎓까지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CPU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갤럭시S에 1㎓ `S5PC111(일명 허밍버드)`을 장착해 `탈(脫) 퀄컴`의 분기점을 이뤘다. 삼성이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피니온에서 무선사업부를 인수하는 가능성도 업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래픽 칩셋 업체인 엔비디아는 `테그라`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테그라는 CPU에 GPU(그래픽처리장치), 멀티미디어 코어까지 3개 프로세서를 1개 반도체에 담은 `시스템 온 칩(SoC)`이다.

애플도 아이패드 이후 자체 CPU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이패드 이전까지는 영국 ARM사가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제조한 CPU를 써왔지만 PA세미, 인트린시티 등 경쟁력 있는 반도체 업체들을 속속 사들이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아이패드와 아이폰4는 `A4`라는 애플 자체 CPU를 장착하고 있다.

반면 인텔은 `윈-텔(마이크로소프트-인텔) 체제`가 붕괴되면서 모바일 CPU 시장에서 자사 `무어스타운`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CPU를 시험적으로 적용하면서 `퀄컴 온리`에서 벗어나고 있다. LG는 무려 4개 업체 CPU를 채택 중이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shinyandlo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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