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SNS를 바라보며

◇한종호 NHN CR 이사

요즘은 인터넷에서 `소셜`이란 말이 붙지 않으면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NHN은 검색 기반의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해왔던 회사다. 한마디로 `WHAT`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 그 기반을 마련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SNS와 맞물리면서 정보가 WHERE, WHO 등 육하원칙을 모두 충족시킴에 따라 서비스 제공의 강도가 매우 높아진 듯 하다.

NHN의 SNS인 `미투데이`를 운영하면서 사업자 관점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독특한 정책 환경을 가진 공동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서비스 사업자가 정보유통의 기술적, 관리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 사업자에게 불법게시물 모니터링 의무를 준다는 건 사전 검열을 하라는 말과 같다. NHN은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일관적으로 가져왔다. 우리 사회에서는 양론이 공존한다. 토론이 필요하다.

SNS 사업자로서의 사람과 가장 높은 수준으로 결합된 정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를 고민하고 있다. 웹상에 떠돌아다니는 정보가 `휴먼` 태그가 붙으며 누구의 정보인지가 노출된다. 사업자는 정보의 통제권, 즉 사업자와 이용자가 어느 수준으로 자기정보의 통제권을 나눠 갖는 것이 적절한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NHN이 모색하고 있는 합리적인 방향은 서비스를 이용할 때 노출되는 개인정보를 항목별로 이용자가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정부의 관점은 하나다. 서비스 직접 뛰어들어서 경찰역 할을 하는 모습은 가장 나쁜 결과를 만든다. SNS의 역기능 등에 대한 소셜미디어 키트를 만들어 배부한다거나,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가해질 위해를 사전에 예측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교육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



◇이병선 다음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본부장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할머니 얘기를 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를 만나 배경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일본 사회에서 한국 출신임을 밝히기는 어렵다. 따라서 손정의 사장의 사례는 굉장한 감동이다. 손 회장의 팔로어가 53만6000명이다. 한국의 유명 트위터 이용자들이 3만명 수준인 사실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손정의 회장은 스스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잘 보여줬다. 언론의 입을 거치지 않더라도 내 팔로어들에게 본의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동영상은 1인 생중계가 가능한 유스트림을 통해 더욱더 확산됐다.

지금의 SNS가 미치는 파장을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주류 언론들은 SNS에 대한 굉장한 거부감과 경계심을 갖는다. 신문의 유통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도태된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왜 사람들은 신문 안보고 그런 정보를 보느냐는 비분강개 논조다. 그러나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WP)를 보면 트위터로 바로 보내기 등을 예전부터 마련했다. 지금처럼 담을 치면 시대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한국의 미디어가 어떻게 발전을 하겠느냐는 생각이다.

SNS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미래 키워드로는 정보신뢰성의 문제를 들겠다. 소셜 기반의 서비스가 주류 흐름으로 가면서 오히려 디지털 정체성, 즉, 실명을 밝히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해온 이야기, 히스토리 등을 보며 저 사람이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자연스러운 질서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SNS가 활성화되면 악플이나 명예훼손 등의 문제는 오히려 인터넷 세상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김호민 넥슨노바 대표

넥슨노바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전문제작업체다. 넥슨에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이 있다. 게임은 동시접속자가 중요하다. 메이플스토리는 42만명이 함께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메이플스토리가 재미있는 게임인지는 대표인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이용자들 사이에 이 게임을 안하면 낄 수가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커뮤니티가 됐다.

게임업계가 SNS를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서비스할 때 이용자들을 어떻게 엮어주느냐에 있다. 얻은 아이템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이용자의 특성이다. 이를 직접 자신이 자랑하기보다는 좀 더 효율적으로 알리게 하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게 소셜네트워크다.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플랫폼을 잘 이용하자고 결정했다. 꼭 컴퓨터 앞이 아니어도 밖에서도 접속하게 하자는 말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미국에서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모바일 앱인데 출시 3일만에 10만명이 내려받았다. 앱이 품질이 좋은건 아닌데, 컴퓨터에 접속하지 않아도 나의 캐릭터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었다.

이미 게임적 요소들이 일상에 퍼졌다. 앞으로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게임이 나올 것이다. 지금의 다양한 마일리지 등록 시스템이 어떻게 보면 다 게임이다.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쉽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랑할 수 있게 할지가 중요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친구들과 하면 재밌다. 위룰이나 페이스북게임이 폭발적인 이유는 친구들은 모아놨는데 친구들과 할 것이 없었고 이 점을 해결해줬다는 데서 온다. 일상생활에 마일리지 등의 게임요소를 넣은 서비스들이 더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넥슨의 입장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