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핵심 소재인 사파이어 잉곳 · 웨이퍼가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코드)`상 보석으로 분류돼 수입 시 높은 관세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우리나라와 LED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하는 일본 · 대만은 모두 무관세다. 국내 사파이어 잉곳 · 웨이퍼 자급률이 낮은데다가 최근 가격 급등으로 LED업계 부담이 가중됨은 물론이고 국제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사파이어 잉곳 · 웨이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현행 5%로 규정된 관세 부담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사파이어 잉곳 · 웨이퍼의 HS코드는 `7104 90 1090`으로 `합성 또는 재생의 귀석 또는 반귀석` 항목에 포함돼 있다. 7104 90 항목에는 공업용 다이아몬드와 인조수정 등이 분류돼 있다. 이들 모두 5%의 기본 관세를 적용받는다.
반면에 같은 반도체 소자인 메모리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는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대 LED 생산국인 일본과 우리나라와 치열하게 경합하는 대만은 `7104 90` 항목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사파이어 잉곳 역시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반도체 소자용 웨이퍼인데도 관세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사파이어 잉곳 · 웨이퍼 가격이 올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파이어 잉곳을 수입, 웨이퍼로 가공해 판매하는 일진디스플레이 · 크리스탈온 등은 관세 부담금액이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사파이어 잉곳 구매처인 미국 루비콘과 모노크리스털이 이번 3분기 들어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기 때문이다.
루비콘 · 모노크리스털은 사파이어 잉곳 생산량 세계 1 · 2위로, 국내 업계는 아직 원재료 수급을 두 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내서도 사파이어테크놀러지 · 아즈텍 · 비아이이엠티 등이 사파이어 잉곳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자급률은 20%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국산 잉곳이 외산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생산량이 늘어날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무관세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과 중국까지 LED 대열에 가세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LED를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같은 무관세 혜택이나 할당관세를 통한 일정기간 무관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무관세 조치는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현 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