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대호만?"…상품에도 ‘괴물’있다

"류현진,이대호만?"…상품에도 ‘괴물’있다

괴물(몬스터)은 악마와 동급이다. 흉칙하게 생긴 얼굴이나 부자연스러운 외모 탓에 마음과 행동도 사악할 것으로 추정됐다. 뱀 머리카락에 얼굴 여럿인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만 않다. 사전을 빌면 괴물은 사람도 되고 물체도 되고, 살아 있기도 하고 죽어 있기도 하고,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한 도통 알 수 없는 ‘거시기’. 괴이한 물체 혹은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괴물이 화제다. 투수 류현진과 타자 이대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속 150km 직구를 뿌려대고 어려운 볼도 담장을 넘겨버린다. 사람을 괴물이라 부르는 게 반드시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상품에도 당연히 괴물이 있다. “겉으로는 잘 알 수 없지만 일단 자세히 보면 확연하게 다른 상품” 정도가 ‘괴물상품’의 정의가 아닐까 싶다. 기능 자체도 독보적이다. 아이디어 상품 쇼핑몰 SHOOP(http://www.shoop.co.kr)의 도움말로 잘 나가는 괴물상품들을 소개한다. SHOOP은 아이디어 상품들을 온라인 최저가에 판매하는 이색 쇼핑몰이다.

◆진동우퍼가 있는 7.1채널 USB 헤드폰…’LH-991F’

헤드폰 모양으로 생긴 이 제품은 헤드셋, 또는 USB 헤드폰이라고 한다. 생김새는 일반 제품들과 별 다를 바 없다. 헤드폰에 마이크가 달려있고 오디오단자 대신 USB단자가 있다. 오디오가 아닌 PC에서 쓰는 헤드폰이다.

둥글둥글한 모양에 평범한 검정색이다. 그런데 USB포트에 꽂고 볼륨을 올리면 괴물이 된다. 생생한 음향과 강렬한 진동에 깜짝 놀란다. 7개 스피커가 사방에서 울려댄다. 그래서 7.1채널이다. 헤드셋 안에 그만큼의 스피커가 들어 있지는 않다. 사운드카드를 헤드셋 안에 집어넣어 가상으로 만들어 주는 소리다. 각각 스피커들의 위치나 음량도 조절한다. 간혹 다이내믹한 음향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게 마땅치 않을 때 이 헤드셋을 이용할만하다. 그렇게 요란해도 귀마개를 맞추면 사람들은 내가 뭘 듣는지 모른다.

◆아토피 안구건조증 잡는 가습기…‘포기(FFOGGY) G’

담뱃갑만한 휴대형 가습기다. 생김새는 괴물보다 요정이다. 쓰임새나 기능은 그게 아니다. 이 제품은 장마철에도 쓴다. 대기중 습도가 높은 6~8월에도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애용한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냉난방기를 트는 실내는 매우 건조하기 때문이다.

가습기 스위치를 누르면 미세한 물입자들이 뿜어져 나온다. 분사구엔 미세한 구멍들이 있다. 물방울이 이곳을 통과하면서 크기 12㎛(마이크로미터,혹은 미크론, 1㎛=0.001㎜)의 초미세 입자로 잘게 쪼개진다. 물 입자가 이 정도 크기가 되면 물이라도 물로 보면 안된다.

모공의 크기는 25㎛ 정도라 평상시에는 물이 쉽게 스며들지 못한다. 피부가 물과 자주 접촉하면 보습이 되기는커녕 유수분만 빼앗겨 오히려 피부가 더 건조해진다. 이 가습기의 물입자는 모공의 절반도 안되는 크기라 즉시 스며든다. 실제 피부에 흡수되는 비율은 수천배 높아지면서 강력한 미세보습이 이뤄진다.

물만 나오는 게 아니다. 물분자가 잘게 부서지면 `양이온 H+`과 `음이온 O-`‘로 나눠지면서 음이온(산소)이 쏟아진다. 바로 `레나드 효과`(폭포수 이론:독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레나드(Phillip A. Lenard))다. 이 원리로 ‘공기속의 비타민’이라는 음이온이 ‘덤’으로 나온다. 얼굴에 뿌리면 상쾌한 기분이 감돈다.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빗…’스완 백합’

명품빗 업체 미소빗(goodmiso.com)에서 주문제작해주는 수제 은빗이다. 나무로 빗을 만들던 회사에서 나무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은으로 빗을 만들었다. 나무는 1천년을 가지만 은이나 금은 영원하다.

제작스토리가 기막히다. 나무빗의 모양을 그대로 뜨면 대강 은빗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속을 채워 만들었더니 무게가 은도끼와 맞먹을 정도였다. 그래서 속을 비워내고 다시 짜맞춰 쓸만한 무게로 줄며 만들었다. 그런뒤 스왈롭스키 큐빅으로 마무리했다.

괴물로 보는 이유가 두가지다. 귀금속 공예쪽에선 이만한 크기의 제품을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귀금속제작에 쓰는 용광로는 크기가 작다. 그래서 여러 토막을 따로 만들어 합치는데, 난이도가 보통 높은 게 아니다. 가격 또한 괴물이다. 기네스북에 통상 판매되는 빗 가운데 가장 비싼 빗으로 등재될 만도 하다. 이런 게 과연 팔릴까 궁금해 물었더니 “꾸준히 꽤 나간다”고 전한다. 빗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어서 딱 한번, 청혼할때나 결혼기념일에 주문하는데 그 수가 만만치 않다.

◆눈 달린 인공지능 번역 학습기…`딕쏘 DX3플러스`

눈이 달려있다. 그 눈이 책을 읽을 때 사람 대신 모르는 단어를 대신 찾아준다. 인식가능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네 가지다. 찾은 단어는 영영,독영,불영,서영 사전으로 더 상세하게 학습할 수 있다. 제조사에 따르면 영어 인식률은 99%, 다른 언어는 97% 정도다. 기계가 사람 대신 문자를 눈으로 해석해주는데 이만큼 정확한 제품이 드물다. 원서를 번역할때 리듬이 끊어지지 않게 모르는 단어만 찾아가며 읽는데 요긴하다. 함께 제공되는 학습용 컨텐츠도 상당히 독창적인 것들로 구성됐다. 자연어인식 인공지능을 응용한 상품으로는 독보적이다.

전자신문인터넷 김효연기자 colle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