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화학증착기(PECVD)는 LCD 패널의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조 공정에서 절연막을 형성하는 장비로 LCD의 핵심 전공정 장비로 꼽힌다. 특히 플라즈마 상태를 이용해 분자 또는 원자 단위의 물질을 대형 기판에 균일하게 증착해야 하는 고도의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 8세대급 장비의 경우 대당 가격만 100억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다. 올해 전 세계 PECVD 시장 규모는 9억달러 수준으로 TFT 어레이 공정 장비의 13%(금액기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규모는 노광기(2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에 달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PECVD 시장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 에스에프에이 등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업체들의 PECVD 수요는 미국 업체인 AKT가 독식해 왔다. 하지만 최근 2~3년 간 국내 업체들의 활발한 장비 개발에 힘입어 국산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 2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두번째 8세대 라인(P8E)에 주성엔지니어링 장비를 과반 선택함으로써 LCD 장비 국산화에 또 다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삼성전자도 올 연말까지 구축 예정인 8세대 신규 라인(8-2 페이즈2)에 국산 양산 장비를 처음으로 채택하는 등 그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국내 업체들의 약진에 힘입어 국내 LCD 라인에서 PECVD의 국산화 비중은 작년 20% 수준에서 올해 30%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전 세계 LCD 시장을 좌우하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라인에 적용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도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국내 PECVD 업체들이 꾸준한 공정 혁신을 통해 국내 8세대 양산라인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5~6세대 PECVD의 경우 이미 대만과 중국 등에 수출됐으며, 조만간 8세대급 장비의 수출도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LCD 산업의 원조인 일본 샤프 등도 한국 LCD 장비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도 수출 확대에 청신호라는 평가다.
PECVD 시장은 이제 11세대급 대형 장비 개발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패널 업체들이 8세대를 뛰어넘는 신규 라인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국산 업체들도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11세대 장비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또 에스에프에이도 11세대 PECVD는 물론 스퍼터까지 국산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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