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테스트 · 패키지를 하는 후공정 업체들이 덩달아 신바람을 내고 있다. 매출이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하는가 하면 영업이익률도 10%에 이르는 등 지난해 적자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국내 후공정 기업들은 최근의 호기를 계기로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S반도체통신, 하나마이크론, 네패스 등 국내 후공정 기업들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적게는 20% 많게는 1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보광그룹 계열의 STS반도체통신(대표 박병현)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1860억, 영업이익은 136억원을 올려 지난해 적자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매출액은 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최근 고부가가 가치 제품인 비메모리 분야로 후공정 사업을 확대하고 중국, 필리핀 등에도 후공정 생산라인을 구축했거나 구축 중이다.
이 회사는 보광그룹의 하이테크 사업 강화전략에 따라 지난달 박병현 보광그룹 부사장으로 대표를 변경했다.
하나마이크론(대표 최창호)은 지난 상반기 전년 대비 80.5% 증가한 1235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해 132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브라질에 패키지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생산공장을 설립,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동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금방식의 범핑 기술을 이용한 웨이퍼 레벨 패키지(WLP) 서비스를 제공중인 네패스는 지난 상반기 반도체 패키지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653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는 주로 6인치, 8인치 드라이브 IC 등에 사용되는 웨이퍼레벨 패키지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24일 시스템반도체용 12인치 웨이퍼레벨패키지(WLP)의 국내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3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 법인에서 이미 12인치 웨이퍼레벨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내 12인치 WLP 가동 시점은 내년 2분기다. 네패스 측은 “삼성전자, 소니, 도시바 등을 12인치 WLP 고객으로 확보했다”며 “삼성전자가 최근 시스템IC를 비롯한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 많은 패키지 수요가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앰코테크놀로지는 지난 상반기 전 세계 매출 1조4000억원 가량을 올렸다. 지난해 이 회사의 국내 매출액은 전체의 약 30%로, 이와 같은 추이라면 올 상반기에만 4000억원 이상을 올린 셈이다. 이 회사는 패키지 아웃소싱 비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광주에 위치한 `K4`라인을 증설중이다. 스태츠칩팩코리아도 올해 매출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7500만 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
이 밖에 후공정 전문기업인 시그네틱스와 삼성전자 협력사 중 하나인 아이텍반도체도 실적이 개선되면서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유형준 · 오은지 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