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바일 인력의 `블랙홀`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단말기(무선사업부), 시스템(네트워크사업부),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미디어솔루션센터) 등 전 분야에 걸쳐 모바일 인력을 대거 흡수하는 모습이다. 운영체제(OS) 인력 확충에는 관계사 삼성SDS가 측면 지원에 나섰다.
24일 전자ㆍ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스마트폰의 일종인 `안드로이드 LTE폰` 개발에 나서면서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 OS는 구글 안드로이드, UI(유저인터페이스)는 삼성 고유의 터치위즈, 이동통신 구분은 4세대 LTE(롱텀에볼루션)에 해당하는 차세대 LTE폰을 글로벌 시장에 누구보다 빨리 내놓기 위해서다. LTE 역량을 높이기 위해 내부 인력 이동도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동통신 중계기 등을 만드는 시스템 분야에서 10명 안팎의 모바일 와이맥스 개발자가 LTE 쪽으로 최근 이동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원래 한국이 원천 기술을 보유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으나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이 LTE로 옮겨감에 따라 LTE 투자를 급격히 늘리는 추세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 LTE는 텔리아소네라 등 유럽 이동통신사들이 주도하던 기술이어서 우리가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인도 일본 미국 등 CDMA 시장에서 모바일 와이맥스를 팔아보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면서 "내부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하나만 갖고는 안 되겠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신규 인력 채용은 스마트폰 경쟁력 확보와 관련이 깊다. 단기간에 스마트폰 경쟁력을 끌어올려 세계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S`의 국내 판매가 80만대에 육박하는 등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력 확보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를 총괄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도 최근 지속적으로 덩치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말 200여 명을 기록했던 MSC 인력은 최근 6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까지 추가 채용을 통해 1000여 명으로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콘텐츠 개발, 소프트웨어, 통신 등 부문을 가리지 않는 대대적인 채용이다. 이동통신사, IT서비스, 중소 모바일, OS 개발자, 게임ㆍ콘텐츠 기획자까지 출신도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업계에서 직장을 옮겼다는 얘기가 나오면 십중팔구는 행선지가 삼성전자"라며 "삼성이 모바일, 소프트웨어 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관계사 삼성SDS가 티맥스코어를 전격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자체 OS `바다`의 실질적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티맥스코어 인수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측면 지원할 수 있다. 인수 당시 200여 명이었던 티맥스코어 인력도 400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S 고위 관계자는 "회사 경영이 어려워 퇴사했던 티맥스 과거 인력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티맥스코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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