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면 매달 돈 나오는 펀드`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아무리 좋은 펀드에 투자해도 펀드에 돈을 묻어두는 기간만큼 실제 쓸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든다는 부담을 안아야 했다.
하지만 매달 일정 부분 현금을 지급하는 월지급식 `연금형 펀드`는 이런 걱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연금형 펀드는 기본적으로 정기적인 수입이 필요한 은퇴 이후 노년 계층을 위한 상품이다. 하지만 연금저축이나 보험같이 일정 기간 돈을 묻어둬야 하는 조건 없이 현금화가 가능하고 나이 제한도 없어 일반인 수요도 착실히 빨아들이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연금형 펀드 설정액은 2146억원으로 절대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연금형 펀드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설정액이 124% 불어나는 등 고령사회를 코앞에 두고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연금형 펀드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주력 투자 대상이 주식인지 채권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주식형 펀드는 적극적으로 수익을 발굴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고 채권형 펀드는 수익보다 원금을 까먹을 확률을 줄이려는 투자자가 노릴 만하다.
둘째, 연금형 펀드라도 마이너스 수익이 나거나 펀드 수익률이 지급하는 분배금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는 게 좋다.
통상 연금형 펀드는 투자 금액의 0.5~0.7%를 매달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때 분배금은 펀드투자 수익이 아닌 원금에서 쪼개 지급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매달 펀드가 지급하는 것 이상으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한다면 사실상 손실이 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분배금이 투자금의 0.5%인 펀드라면 연 6%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자에게 지불해야 한다"며 "이는 연간 펀드 수익률이 최소 6% 이상은 돼야 원금 유지가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1년 성적이 가장 좋은 연금형 펀드는 월분배금이 0.7%에 달하는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펀드`(15.94%)가 손꼽힌다. 최근 하나UBS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UBS 실버오토시스템 월분배식 주식혼합형 펀드`는 요즘 유행하는 분할 매수 시스템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펀드 자산의 60% 이하를 주식에 투자하는데 주식 투자분에 대해서는 증시가 상승할 때 주식을 매도하고 하락할 때 매수하는 매매차익 전략을 쓴다.
[매일경제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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