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하면 우리는 당연히 유럽과 아프리카 · 아시아에 둘러싸여 있는 지중해를 연상한다. 하지만 해양학에서 이 지중해는 여러 지중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해양학적 의미로 본다면, 지중해는 대륙 사이에 끼어 있는 커다란 내해로, 해협(strait)을 따라 대양으로 이어진다. 유럽 지중해는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대서양과 연결되어 있고, 흑해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지중해와 연결되어 있다. 발트해는 외레순 해협을 통해 북해와 연결되어 있다.
또 지중해가 되려면 대양의 영향을 받지만 독자적인 해류를 갖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지중해는 유럽 지중해 외에도, 흑해 · 북극해, 오스트레일리아 · 아시아 지중해, 미주 지중해가 있다. 북극에서 보면 북극해는 북미 대륙, 유라시아 대륙, 그린란드에 의해 둘러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발트해, 홍해, 페르시아만, 허드슨만도 지중해다.
해양학자에 따르면, 바다는 태평양, 대서양같은 해양 외에 카스피해 같은 염수호처럼 육지로 완전히 둘러싸인 것, 지중해처럼 대부분 육지로 둘러싸여 좁은 해협을 통해 해양으로 통하는 것, 오호츠크해처럼 부분적으로 육지에 둘러싸여 있고 해양으로 통하는 넓은 입구를 가진 것 등을 모두 포함시킨다. 그러면 지구상에는 이런 바다가 몇 개나 될까. 무려 54개나 된다.
과거 지중해는 강성했던 로마제국의 내해였었다. 그런 호시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으로 지중해연합이 설립되었는데, 2008년 파리에서 첫 정상회의를 가진 바 있다. 유럽연합과 지중해 연안국으로 구성된 지중해연합은 총 43개국에 달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주위의 동아시아 바다는 지중해일까. 아닐까.
엄밀히 말하면 아니지만, 우리나라 주위 바다를 좀 더 들여다 보자. 동해는 러시아 · 일본 · 한국에 둘러싸여 있고, 황해는 중국 · 한국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발해만은 황해 속의 지중해다. 남해 · 동중국해도 동아시아 지중해의 일부다. 남쪽으로는 뚫려 있지만 오키나와를 비롯한 류큐열도에 의해 둘러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동이족 관점에서는 황해가 내해였다. 그리고 고구려 관점에서 보더라도 동해는 고구려의 동지중해였고, 발해만은 서지중해였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이 동아시아 지중해 지역은 한국 · 일본 · 중국에 의해 분할되고 있는데 동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 가면서 이 해역은 더욱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독도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오키나와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뜨거운 격론이 일고 있다.
물론 자원 확보와 국력 과시를 위해 취하고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정적 측면보다는 바다를 통한 물적, 인적 교류와 해양관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 아닌가.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사 겸 이마스 대표운영자 mjkim89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