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 발사 한 · 러간 미묘한 `신경전`

나로호 3차 발사에 대해 한국과 러시아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 측은 3차 발사 가능성에 대해 양측의 프로젝트 대표자들이 합의한 회의록에 서명까지 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측은 기술진들이 참여한 한 · 러 실패조사위원회(FRB) 전체회의에서는 이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의견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3차 발사를 위해 서면으로 `안전장치`를 확보했다는 주장이지만 FRB의 원인 구명이 안 끝난 상황에서 `내년경 3차 발사 가능성`을 먼저 언급한 것은 섣부른 대응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5일 나로호 발사의 러측 주체인 흐루니체프는 홈페이지에서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러측과 3차 발사에 공식 합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9~12일 대전에서 나로호 2차 발사 실패에 따른 한 · 러 FRB가 끝난 직후 교과부는 `3차 FRB에서 2차 발사가 실패했음을 양측이 공식 인정하고 3차 발사에 합의했다`고 공식 밝혔었다.

흐루니체프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개최된 나로호 실패조사위원회에서) 나로호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한 추가 실험에 합의했다”면서도 “이 위원회에서 추가 발사의 가능성을 논의하지는 않았다(The commission did not discuss the possibility of an additional launch.)”고 명시했다.

이 같은 견해 차이가 난 것에 대해 FRB 한국 측 대표인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3차 발사를 논의한 것은 기술적인 이슈를 다루는 FRB 전체회의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양측 대표자들이 상시적으로 소집하는 별도 회의에서 논의한 것”이라며 “이 회의에서 2차 발사 실패 여부, 추가 실험 필요 여부, 3차 발사 가능성 여부에 대해 합의를 요청했고 러시아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이 합의의 구속력에 대해 “9일부터 12일까지 FRB 기간 중 추진되는 각종 회의는 모두 FRB의 일부이며 서명까지 받아놓은 것은 확실한 구속력과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당초 주장대로 내년 쯤 3차 발사를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프닝이 벌어진 것에 대해 한국 측이 100% 원인 구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발표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 본부장은 흐루니체프가 16일 `논의한 적 없다`는 골자의 의견을 게재한 것과 관련해 “3차 FRB 이후 한국에서 3차 발사 추진 보도를 내보내자 러시아는 원인 구명이 안 끝났는데 무슨 소리냐며 발끈한 것으로 안다”며 “흐루니체프의 보도자료도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셈인데 이 게재글과 관련해 흐루니체프 측에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라는 우려를 담은 편지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