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민들의 기름값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집어등 교체가 주목받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어민들의 관심이 기대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어로활동 보호를 위해 면세유 혜택을 제공하는데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유류비까지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 등에서 추진하는 `선박용 고효율 어선 유류절감장비 지원사업`에 지원하는 어민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기존 메탈할라이드 집어등을 LED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골자로 정부가 교체비의 최대 60%를 지원하고 있다.
일부 어민들은 집어 효과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실상은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집어등을 교체할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의 어민에 대한 전국 면세액 규모는 지난해 기준 7522억원이다. 어민들은 출항할 때 마다 시중 가격보다 50% 저렴한 면세유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각 지자체들은 행정기관 내 어민들에게 각자 사용하는 유류비의 최대 10% 정도를 지방비를 통해 환급해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14억3000만원, 올해는 5억5600만원의 지방비를 마련해 어민들의 기름값을 보조해줬다. 큰돈은 아니지만 어민들로서는 이를 활용해 비용지출을 쏠쏠하게 메울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메탈할라이드 집어등을 LED로 바꿀 경우 기름값의 80% 정도를 절감할 수 있지만 어민들이 느끼는 집어등 교체 필요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어민에 대한 면세유 혜택은 2012년에 종료되도록 돼 있다. 이 또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지원방안도 지난 2008년 종료 예정이었던 것이 5년 연장된 바 있다.
조명업계 관계자는 “어민들 보호를 위해 면세유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LED 집어등 보급에 제약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초창기 LED 집어등 신뢰성이 낮아 어민들의 LED 조명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도 보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