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해외가맹점을 이용한 것처럼 위장해 신용카드를 할인해준 소위 카드깡 업자가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내에서 해외가맹점을 이용, 해외 여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외국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것처럼 위장해 102억원대 신용카드 할인(일명 `카드깡`)을 한 국내 · 외 카드깡업자 24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들을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등 혐의로 A모씨(32세) 등 4명은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모씨 등은 지난 2009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금융, 신용대출 1천만원 가능`이라는 스팸 문자 광고를 통해 급전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모집했다.
이들은 태국에서 국내로 반입한 해외 단말기를 인터넷에 연결해 카드 결제 승인하는 방법과 카드 뒷면 자기띠 정보를 메신저 전송해 태국에서 복제하는 방법으로 마치 해외에서 쇼핑한 것처럼 가장해 102억원대(해외 75억, 국내 27억) 신용카드 불법 할인하고 수수료(30%) 명목으로 3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이들을 통해 30% 수수료 조건으로 1000만원을 대출한 고객은 연15%의 할부 이자를 포함해 1640만원(64%)을 상환해야 하는 금전적 부담을 안게 됐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비밀번호와 신용카드 정보가 해외로 유출되어 카드 복제에 따른 2차 피해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경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해외 현금서비스 불법 인출 사건 6건에 약 10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해외가맹점의 경우, 카드 할인 사실 확인이 어려워 단속이 어렵고 국내 카드 회사에서 해외가맹점에 대한 별도의 제재 수단이 없기 때문에 해외가맹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건은 해외가맹점을 이용한 최초 사례로 적발됐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동남아 등 해외 환치기 조직과 연계해 해외가맹점을 통한 신용카드 불법 할인업자들을 적극적으로 형사 입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