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위기 경제학

[화제의 책] 위기 경제학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단숨에 세계 경제학계의 스타로 떠오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의 신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정치경제 칼럼니스트 스티븐 미흠과 손잡고 2008년 금융위기와 그 이후의 경제상황을 날카롭게 해부하고 있다.

최근 세계 경기가 반등한 사실을 두고 일부에서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는 `경제학계의 비관주의자`라는 별칭처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의 위기가 과거와 달리 복잡한 원인을 가지고 독특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2막의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다.

루비니 교수는 이 책에서 10개의 장에 걸쳐 경제위기 현상과 원인, 붕괴된 시장, 위기의 책임 소재, 최후의 보루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구체적이고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그는 유망한 신흥경제국 집단을 일컫는 브릭스(BRICs) 국가군(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한국이 포함돼 BRIC`K`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은 정교한 첨단기술로 무장한 경제대국으로서 혁신적이며 역동적이고 숙련된 노동력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이 그 이유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국은 북한이 붕괴되면 굶주린 난민으로 넘쳐나게 될 것이라는 섬뜩한 주장도 하고 있다.

루비니 교수가 비관적인 전망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책 말미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는 거대 금융기업을 강제로라도 쪼개고 분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감독관에게 금융기업을 해체할 수 있는 권한을 법적으로 부여해 모든 거대은행을 한꺼번에 분할해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을 강력하게 펼친다. 중소금융은 사라지고 거대금융이 중심에 놓이고 있는 현대 경제 상황과 전혀 다른 주장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루비니 교수는 “비관적인 관측을 하고 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위기를 개혁의 기회로 삼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지음. 허익준 옮김. 청림출판 펴냄. 2만2000원.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