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제빵왕도 모르는 이스트의 진가

생명공학 분야의 강력한 도구 `이스트`

이스트의 확대 모습
이스트의 확대 모습

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국민드라마`로 불리며 시청률 4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추억 속의 간식인 `단팥빵`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제빵교실`이 활기를 띠는 등 드라마로 인해 불어 닥친 때 아닌 `빵` 열풍도 흥미롭다.

최근 방영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에피소드에서는 `이스트를 빼고 빵을 만들라`는 과제가 주어져 새삼 이스트의 존재가 부각됐다.

이스트는 주로 빵이나 맥주를 발효시킬 때 사용되는 원료이지만 비단 식품의 제조에만 관여하지 않는다. 과학계, 특히 생명공학 분야에서 이스트의 활약은 매우 크다. 생명공학의 강력한 도구로서 의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에 필요한 인슐린을 구할 때 과학자들은 `형질전환(transformation)`이라는 생명공학 기술을 사용한다. 형질전환은 쉽게 말하면 미생물이 자신의 유전자가 아닌 유전자를 흡수해 원래 자신에게는 없던 형질을 획득하는 것이다.

인간 인슐린 유전자를 미생물에 형질전환하면 이 미생물은 자신의 복제 시스템을 이용해 인간 인슐린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이 인간이 체내에서 만드는 것과 유사한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다.

복잡한 구조를 요하는 단백질의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동물세포를 숙주 미생물로 활용하는 것인데, 동물세포는 배양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여기서 이스트(Saccharomyces cerevisiae)의 진가가 발휘된다. 이스트는 동물 세포에 비해 경제적이고 배양하기 쉬워 형질전환의 강력한 도구로써 각광받고 있다.

또한 이스트는 DNA를 둘러싼 핵이 있는 `진핵세포`여서 핵이 없는 `원핵세포`인 대장균이 만드는 단백질보다 정교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형질전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는 목표 유전자를 숙주 미생물로 전달하는 운반체(vector)도 필요하다. 보통 과학자들은 운반체로 미생물의 자체 게놈 DNA가 아닌 여분의 DNA인 플라스미드(Plasmid)를 사용한다. 이 경우에도 대장균은 플라스미드의 목표 유전자 크기가 크면 운반할 수 없다.

반면 이스트 운반체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이스트 운반체의 하나인 YAC(Yeast Artificial Chromosome)은 100kb에서 3000kb 크기의 DNA까지 운반 가능하다.

자료협조=한국과학창의재단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