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극성스러웠던 더위가 23일 `처서`에 이르러 한 풀 꺾이면서 신기한 절기(節氣)의 흐름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았다. 네티즌들은 `처서`, `입추`, `백로` 등 가을절기를 나타내는 검색어를 찾아 네이버 세시풍속 정보를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하며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 준비에 나섰다.
처서는 태양의 황도(黃道) 좌표상의 위치로 정하는 24절기 중 14번째 해당되는 절기로,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들며,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으로 양력 8월 23일, 음력 7월 15일 무렵이다.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뜻으로 더위가 그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22일까지 이어지던 폭염은 23일 중부지방에 내린 비와 함께 한 풀 꺾였다. 예부터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處暑雨)`라고 하는데, 처서에 비가 오면 그간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세시풍속이 있다.
이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어서 햇살이 좋고 날씨가 쾌청한 것이 좋기 때문이다.
절기는 태양의 황도상의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도 간격으로 점을 찍어 총 24개 절기로 나타낸다. 입춘부터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순으로 보름마다 한 번씩 돌아온다.
흔히 절기와 속절(俗節)을 혼동하기 쉬운데 초복, 중복, 말복 등의 삼복 더위는 중국 진나라에서 유래된 속절로, 24절기에는 포함되지 않으며 음력이 아닌 양력을 기준으로 한다. 한식, 단오, 추석 등 명절도 24절기에 포함되지 않는 속절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