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누적 판매량에서 갤럭시S가 처음으로 아이폰을 앞섰다.
29일 전자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S의 개통 대수가 90만대(27일 기준)를 넘어섰다. 6월 24일 국내 출시 이후 63일 만에 이룬 성과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국내 스마트폰의 `효시`로 불리는 아이폰의 같은 날 누적 판매량 88만5000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한번 졸면 뒤로 처지는` 치열한 경쟁이 반복되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판매량은 제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다. 지난해 12월 `아이폰 쇼크`를 맞은 후 삼성 LG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갤럭시A 갤럭시S 옵티머스Q 옵티머스Z 시리우스 베가 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분전했지만,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과 갤럭시S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아이폰과 갤럭시S, 이들 2개 인기 스마트폰을 단편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아이폰은 개인 사용자가 많고 갤럭시S는 법인 수요가 높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법인시장 공략은 갤럭시S가 최단 기간 성공을 거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포스코 동부 대상 SK그룹 기상청 한미약품 등 여러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스마트폰으로 갤럭시S를 선택했다. 갤럭시S가 회사의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과 호환이 잘되고 무게가 가벼우며 무엇보다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운영체제(OS)는 공개됐지만 소스코드가 공개되지 않아 개별적인 보안 프로그램 설치가 쉽지 않다. 반면 공개 프로그램(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에서는 분실 시 자동으로 프로그램이 삭제되는 등 각종 보안 프로그램 설치가 용이하다.
또 배터리 일체형인 아이폰에 비해 배터리를 뺐다 끼웠다 할 수 있는 착탈식 배터리를 채용한 점도 법인 시장에서는 아이폰에 비해 확실한 강점으로 꼽힌다. 통화가 많은 비즈니스맨이 통화가 끝날 때마다 충전기에 휴대폰을 꽂아두기는 번거롭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모바일 오피스 특성상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된 것이다. 이 밖에 SK텔레콤 특유의 애프터서비스(AS), 구매 가격 등이 아이폰에 비해 유연한 것도 기업으로서는 충분한 고려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다.
아이폰은 특히 외산 제품들의 `무덤` 영역으로 꼽히는 애프터서비스(AS)에서 취약하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가 약간의 손상을 입었을 때 갤럭시S 사용자는 구입 후 1년 내라면 무상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아이폰 사용자라면 애플 특유의 1대1 교환 정책으로 인해 부분 수리를 받지 못하고 29만600원을 내고 새 폰이 아닌 리퍼폰(새로운 공정 과정을 거친 휴대폰)으로만 교환받을 수 있다.
한국인의 생활 패턴을 섬세하게 고려했다는 점도 갤럭시S의 상대적 장점으로 꼽힌다.
직장인 김기원 씨(25)는 "갤럭시S 스노우화이트 버전이 나온 후 갤럭시S로 갈아탄 사람이 많다"면서 "아이폰은 명함 인식 애플리케이션을 9.99달러, 사전 앱은 35달러 주고 구입해야 하는 반면 갤럭시S에는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폰4는 동영상 코덱으로 H.264(확장자명 `.mp4`) 단 하나만 지원하므로 파일 변환 프로그램을 사용해 모조리 H.264로 바꿔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1시간짜리 동영상을 변환할 때 15분 정도 걸린다. 반면 갤럭시S는 디빅스 등 최신 동영상 코덱을 대부분 지원해 파일을 따로 변환할 필요가 없다. 아이폰4는 PC로 사진 등 파일을 옮길 때 반드시 아이튠스만 사용해야 하지만, 갤럭시S는 특정 프로그램 없이 내장 메모리처럼 PC에 꽂으면 폴더 형태로 전송된다.
TV와 연결은 아이폰4는 유선케이블을 직접 사서 연결해야 하지만, 갤럭시S는 TV가 DNLA 기능을 지원하면 바로 연결해 갤럭시S에서 보는 화면을 TV로 그대로 이어볼 수 있다.
한편 갤럭시S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같은 속도는 미국에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르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