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제조업체인 신성홀딩스는 지난 27일 중국의 캐나디안솔라와 25억달러 규모 태양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지난 16일 260억달러 규모 의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추가로 체결된 것이다.
세계 태양광시장이 독일 미국 등의 보조금 지원, 육성정책에 힘입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국내 잉곳ㆍ웨이퍼, 태양전지 업체의 수출계약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국내 태양광 업체들 간의 공급계약 체결`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제품을 수송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조달의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홀딩스는 지난달 말 잉곳ㆍ웨이퍼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와 1271억원 규모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말까지 웅진에너지가 신성홀딩스에 웨이퍼를 공급하는 계약으로 그동안 단기 공급만 해오던 양사가 국내 기업 간의 장기 공급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로써 신성홀딩스는 태양전지 소재인 잉곳ㆍ웨이퍼를 웅진에너지에서 공급받아 지난 6월 증설한 3기 라인의 순조로운 가동과 함께 증가하는 태양전지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웅진에너지로서도 잉곳ㆍ웨이퍼의 공급처를 다각화함과 동시에 10년 동안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두 업체의 계약은 `윈윈`인 셈이다. 또 다른 잉곳ㆍ웨이퍼 생산업체인 오성엘에스티도 신성홀딩스와 미리넷 등 국내 태양전지 업체에 웨이퍼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서재홍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연구원은 "태양광산업의 허리인 잉곳ㆍ웨이퍼와 태양전지 분야는 중견ㆍ중소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다"며 "한국 기업들 간의 연계는 한국 태양광시장이 자체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시장의 미래를 밝게 보는 대기업들과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던 기업들과의 연계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마티네의 최대 태양광단지 프로젝트 중 1차 물량인 175㎿급 발전소 1기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중공업은 태양전지의 기본 재료인 폴리실리콘을 KCC에서 공급받는다. 올해 초 6000t 규모 폴리실리콘 생산에 나선 KCC와 연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은 2008년 합작법인인 KAM(Korea Advanced Materials)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KCC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6000t 중 3000t을 독점 공급받고 있다. KCC로서는 수요처 확보에 부담이 큰 대량생산 초기에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태양광산업의 일관체제를 갖춘 현대중공업과의 연계가 호재인 셈이다. 웅진에너지 또한 그동안 단기 계약으로 웨이퍼 공급을 해왔던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등에 장기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 대만 등에 수출하는 양이 많지만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 간의 장기 공급 계약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물류비 절감 및 한국 업체들의 잠정적 태양광 일관체제(폴리실리콘-잉곳ㆍ웨이퍼-셀-모듈) 형성 등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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