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대한민국, 풍력발전의 바람이 분다

녹색바람을 타고 풍력산업이 대체에너지원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풍력발전은 쉽게 말해 바람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다. 불어오는 바람이 날개를 회전시키고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 원리다.

얼핏 덩치 큰 바람개비지만 거대한 쇠 덩어리로 된 날개와 지지대를 만들고 이를 다시 세우기까지 기계와 철강, 건설, 토목 등 다양한 산업과 연관된다.

이를 정밀히 전자적으로 제어해 전기를 생산, 전력망에 연계하거나 자체 전력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풍력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뜨는 이유다.

전자와 전기, 건설, 기계, 토목, 철강 등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총망라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한 풍력부품 업체는 세계적인 풍력기업인 베스타스와 지멘스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풍력 타워 부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2001년 이후 매년 31.7%씩 증가해 2009년 현재 약 159GW에 달하고 있다.

최근의 금융위기에도 지난해에만 42.1%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한 것이다.

우리가 풍력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 풍력협회는 2050년 발전량의 50%를 풍력에서 충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양광이 30%, 10%는 원자력, 나머지는 기타 신재생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소 무리한 상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계획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풍력협회(GWEC)는 2005년도 전망치에서 2030년 세계시장이 300GW로 예상했는데 2009년에는 전망치를 2300GW로 수정했다.

실제 발전량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세계 총 발전량은 197억7000만㎿h로 이중 화석연료가 68%를 차지하며 수력이 16%, 원자력 13.8%, 풍력 2%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30년에는 발전량은 318억㎿h에 달하고 에너지 비중은 화석연료 50%, 풍력 15.7%, 원자력 15%, 태양광 9.4%, 수력 10%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추세는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반면에 원자력과 화석연료는 상당부분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반영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망수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올라간다는 것이다.

지난 해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벌써 160GW가 설치됐다. 미국만 35GW다.

2013년까지 풍력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져 앞으로 3년 동안은 평균 1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은 총 전력량의 16.4%를 풍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는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84%에 해당한다.

시장규모만 해도 엄청나다.

일부 전문가는 세계 풍력발전시장 규모가 2년 후에는 조선시장을 능가하고 5년만 있으면 2배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2의 조선산업으로 불릴 만큼 호황이다.

지난해 세계 조선시장 규모가 183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풍력발전 설비의 경우 1㎾당 투자비용이 3000달러에서 4000달러다. 3000달러를 기준으로 해도 1GW면 최소 3조달러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무려 480조달러에 달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시스템 업체 외에 부품 및 시공업체까지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제약 조건도 많고 해상으로 나가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이 작은 것은 아니다. 정부 계획대로만 가도 2030년엔 7.3GW에 달하게 된다.

지난해 전라남도에서 5GW의 풍력단지 조성을 발표한 바 있고 전라북도가 구상 중인 것도 5GW에 달한다.

제주도와 경상남 · 북도도 각각 3~4GW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GW가 훌쩍 넘는 규모다. 국내서만 앞으로 60조달러의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전라남도는 세계 1위의 해상풍력발전기 턴키 업체인 독일 바트가 투자를 결정하고 해상풍력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협력은 코트라가 주선한 것으로 현재 전남도가 추진 중인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의 풍력발전 및 부품 업체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는 풍력 시장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의 경우 풍력발전 신규 설치 용량은 아시아가 40.4%를 차지, 가장 많은 보급률을 보였다.

북미와 유럽은 각각 28.4%와 27.3%로 비슷하게 뒤를 쫓았다. 세계 풍력발전 시장을 이끌어온 유럽이 3위로 밀려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유럽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풍력산업은 이미 블루 오션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미 커질 대로 커져버린 레드오션도 아니다.

우리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된다.

국가성장의 해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