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속적인 인수ㆍ합병(M&A)을 통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은 물론 탄소섬유시장 등 신사업 개척에도 나선다.
호남석유화학은 탄소복합재 전문기업인 데크항공의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 계약을 데크항공의 대주주인 (주)데크와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주식 매매 계약을 통해 호남석유화학은 데크항공의 주식 `50%+1주`를 인수하여 경영권을 행사하게 되며 향후 (주)데크와의 공동 운영을 통해 탄소복합재 사업에 적극 투자하게 된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2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탄소복합재시장에서 향후 5년 이내에 매출 2000억원 이상의 미래 수종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 대상 업체인 데크항공은 2008년 모기업인 (주)데크에서 분할된 회사다. 첨단 탄소복합재 기술을 바탕으로 `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보잉의 B-787 기종 등에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다.
탄소섬유(Carbon Fiber)는 강철 대비 4배 이상의 고강도와 고탄성을 가지면서도 알루미늄보다 50% 이상 가벼운 차세대 경량화 소재다. 향후 이를 이용한 탄소복합재는 항공 부품, 대형 풍력발전 날개(블레이드)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등의 산업용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시장은 도레이 등 일본 업체들이 관련 기술을 보유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일본 업체와의 합작 등을 모색하다가 국내 중소업체들을 공략하기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석유화학 고위 임원은 "연내에 기능성 소재 기술이 있는 2~3건의 추가적 M&A가 나올 것"이라며 "올해에는 탄소섬유 등 기능성 소재에 주력하고 향후 또 다른 M&A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지속적인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 산업, 그린 사업, 생명과학 사업 등의 미래 신수종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2018년 매출 목표 40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2018`을 추진 중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장섬유복합재 생산회사인 삼박과 삼박LFT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에 앞서 2003년에는 현대석유화학을 6000억원에 인수하며 에틸렌 생산 기준 국내 1위 업체로 도약했다.
지난 7월 말레이시아의 대형 석유화학업체인 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아시아 유화시장 판도를 바꾸기도 했다.
최근 호남석유화학의 공격적 M&A는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의미 깊은 행보다.
올해 M&A로 롯데그룹은 포스코를 제치고 재계 서열 7위를 굳힐 태세다.
롯데는 호남석유화학을 통한 타이탄 인수가 마무리되면 자산 규모 68조7000억원으로 올라선다.
포스코도 올해 들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며 56조6800억원으로 사세를 키웠지만 롯데와 12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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