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접하자마자 내가 반드시 번역해 한국에 출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처럼 (천연) 자원이 없는 나라가 본받을(벤치마크) 곳이 이스라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윤종록 미국 벨연구소 선임상담역(옛 KT 부사장)이 `창업국가(원제:Start-Up Nation)` 한국어판을 낸 이유다. 이스라엘 한 벤처기업의 사외이사 자리를 요청받았던 인연으로 이 책을 알게 됐는데, 한국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여겼다는 것. 윤 선임상담역은 지난달 31일 한국에 들어와 오는 15일까지 중앙공무원교육원 강연을 비롯한 여러 일정을 소화하며 `창업국가`를 알릴 계획이다.
그는 “과거 (이스라엘이 가진 게) 농토뿐이었지만, 40년 뒤 지식농사를 짓는 이스라엘을 한국이 본받아야 한다”며 “(21세기형) 제2 새마을운동을 벌일 때”라고 말했다.
1979년 제15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한 뒤 한국전기통신공사(지금은 KT)에서 e비즈사업본부장, 마케팅기획본부장, 성장전략본부장, 신성장사업부문장(부사장)을 지낸 이력과 경험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본뜬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을 우려낸 것으로 보였다. “(이스라엘이) 열악한 사막 위에서 세계 최고 농업기술을 개척해 1960년대 말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자극했던 것”처럼 “21세기 사이버 보안 세상의 안전문제를 책임지는 `시큐리티 알고리듬`을 장악한” 이스라엘을 세밀하게 들여다보자는 게 책의 핵심이다.
최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창업국가` 한국판 출간을 축하하는 서문을 따로 보냈고, 윤 선임상담역은 이를 초판 3쇄부터 책 머리에 담기로 했다. 1쇄에는 지난 2005년 한국을 방문해 KT와 삼성전자를 직접 살펴보았더니 “이스라엘처럼 로켓포 사정권에서 일함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자신감과 열정에 놀랐다”는 에후드 올메르트 옛 이스라엘 총리의 서문이 담겼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최고 과학기술 행정기관인 OCS(Office of Chief Scientists)도 소개했다.
댄 세노르, 사울 싱어 지음. 윤종록 옮김. 다할미디어 펴냄. 1만5000원.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