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지식재산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지식재산 `군대`가 필요하다. 그들은 지식재산서비스 산업군이다. 지식재산 서비스란 지식재산의 창출, 보호, 활용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지식 재산 정보의 조사 · 분석, 거래, 평가, 번역, 출판 , 교육, 컨설팅, 관리시스템 개발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때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포켓 머니`라고 불렸을 정도로 지식재산 전쟁에 취약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우리 기업들은 외국기업으로부터 총 346건의 소송을 당했다. 집중 공략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 대기업들이 인텔렉추얼벤처스(IV)나 인터디지털 등 특허전문회사의 이름만 들어도 `괴물(troll)`이라 부르며 치를 떠는 이유다. 외국계 특허전문회사에 재직했던 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전문기업들은 10배 이상 가격으로 매각한다는 전제아래 특허 등 지재권을 매입한다”고 설명했다.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확보 전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은 1990년대 말부터 국가지식재산권법집행조정위원회(NIPLECC)를 설치해 지재권 협력 · 조정을 강화했으며, 2004년부터는 지재권 유관 정부조직들이 함께 저작권 침해 대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본 또한 `잃어버린 10년` 극복 방안으로 지식재산 입국을 선택, 지식재산전략본부를 설치해 글로벌 지재권 전략 강화 등의 사업을 전개 중이다. 중국도 국가지식재산권 전략재정위원회가 2005년 발족, 지재권 전략 수립 및 추진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식재산 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지식재산입국을 선언하고 중국이 지식재산을 국가 3대 전략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지식재산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기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국내 업체들은 영세한 규모와 수익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LG,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은 매년 막대한 돈을 해외 지식재산 서비스 업체에 지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지식재산 서비스업의 문제는 외부 기반이 부실하다는 점으로 2001년 일본 민간기업 시장 규모가 536억엔(5360억원)인 데 비해 국내는 2006년 835억원에 불과한 등 서비스 시장 규모가 너무 작고, 성장률 자체도 높지 않다. 지식재산 관련 번역 시장도 한국은 일본의 5% 규모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기업들 스스로가 내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영업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지식재산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전문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 일본의 사례와 같이 지식재산 서비스에 대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 기준 정립도 필요하다. 즉 공공에서 제공하는 지식 재산 서비스가 민간 시장의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기준을 세우는 작업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