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 주목하라

최근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IT혁신 프로젝트는 모바일오피스, 데스크톱 가상화, 문서중앙화(문서혁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 별도로 추진되던 이 세 가지 프로젝트가 최근 들어 부분적으로 융합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데스크톱가상화 기술의 발전으로 모바일오피스와 문서혁신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가 대표적이다.

◇데스크톱가상화로 스마트폰 선택폭 넓혀=전선제조업체 JS전선은 지난해 9월 서버기반컴퓨팅(SBC) 기반의 데스크톱가상화를 구현하고 이를 모바일오피스로 연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원래 계획은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진출을 본격화되면서 해외 사업장을 아우르는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로 계획을 바꿨다.

일반적으로 추진되는 모바일오피스와 다른 점은 스마트폰에서 기업 업무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해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개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서 기업 서버의 가상화된 데스크톱 환경에 접속하고, 이 가상 데스크톱 환경 내 설치된 그룹웨어나 전자결재 시스템 접속을 위한 사용자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업무 시스템에 접속하는 구조다.

전 직원이 230여명인 JS전선은 모바일오피스용 플랫폼으로 애플OS와 윈도모바일을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 단말기는 아이폰, 옴니아II,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데스크톱가상화 소프트웨어는 틸론 제품이다.

수천, 수만여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기업도 모바일오피스용 스마트폰 기종을 단일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JS전선 임직원들은 선택의 폭이 넓다. 데스크톱가상화 기술을 채용한 덕택이다.

SK텔레콤을 포함한 SK그룹의 모바일오피스 플랫폼은 안드로이드OS와 갤럭시S 스마트폰으로 단일화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단일 기종을 사용하지만 기업고객의 모바일오피스 서비스를 위해 멀티OS 플랫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모바일오피스 구현 기업들의 스마트폰 지급 정책이 다르고 멀티플랫폼에 대한 요구도 높다”고 설명했다.

SK그룹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스마트폰 기종을 1~2개로 제한하는 것은 스마트폰 OS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언어가 달라 모바일 오피스용 사용자 프로그램(스마트폰 내 탑재)을 각 OS마다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OS 업그레이드 시에도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들을 수정해야 한다. 포스코처럼 임직원 각자가 원하는 스마트폰을 선택하도록 할 경우 모바일오피스 구현에 소요되는 개발 작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개발 작업이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에서는 크게 줄어든다. 김성미 시트릭스코리아 부장은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크기를 조정(리사이징)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모바일오피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업 업무 애플리케이션의 폭도 대폭 늘리는 효과가 있다.

◇개발 작업 줄이고 보안 염려 덜어=현재 모바일오피스 환경에서 주로 사용하는 업무 애플리케이션은 이메일 시스템, 그룹웨어, 기업포털(모바일 포털), 영업지원(SFA) 프로그램 등이다. 하지만 데스크톱가상화를 이용하면 PC(가상 데스크톱 환경)에 설치된 업무 애플리케이션용 에이전트 프로그램을 그대로 모바일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또한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는 현재 모바일오피스 환경을 구현했거나 구축 검토 중인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보안 문제를 해소시켜준다.

신창현 LG CNS 팀장은 “LG CNS 클라우드 데스크톱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개발하는 모바일오피스를 고민하다가 보안을 이유로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로 선회한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고객사는 UI와 보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보안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데스크톱가상화 기반의 모바일오피스에 대한 우려도 있다. SK텔레콤은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 환경이라면 스마트폰이 순수 단말로만 이용되는데, 내비게이션이나 GPS, 카메라 등 스마트폰의 발전된 기능과 연동되는 업무 시스템에서는 이런 기능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서 열람 위주의 모바일 업무에 적합=일부에서는 데스크톱 가상화 기반의 모바일오피스를 이용할 경우 속도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마트폰으로 먼저 데스크톱가상화 환경에 접속한 다음 다시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기 때문이다. 또 데스크톱가상화 자체의 속도도 논란거리다. 특히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해외에서 사용할 경우 이동 근무 환경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사용자 불편이 초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데스크톱가상화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자들은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에서 속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일반 모바일오피스보다 더 빠를 때도 있다는 설명이다. 신창현 팀장은 “스마트폰으로 직접 전송되는 데이터 패킷 용량이 많을 경우 속도는 떨어지고 데이터 요금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메일 시스템에 접속해 이메일 본문을 읽는 경우라면 일반 모바일오피스가 더 빠르다. 그렇지 않고 이메일의 첨부파일을 직접 열어야 한다면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가 더 빠르거나 최소한 동등하다. 첨부파일을 열어 실행시키는 작업은 서버에서 이뤄지고 스마트폰에는 화면만 전송되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해외에서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모바일오피스를 데스크톱가상화 기반으로 구축할 것인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에서 기업 시스템에 직접 접속하는 형태로 구현할 것인지는 모바일 오피스의 주 사용자인 이동 근무자들의 업무 성격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이동 근무 중 문서 생성이 빈번한 경우는 별로 없다. 문서를 포함한 기업 데이터의 열람과 공유를 목적으로 할 경우 데스크톱가상화 기반 모바일오피스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LG CNS에서도 내부 직원들 역시 외근 시 노트북을 두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만 들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이성표 포스코ICT 부장은 “문서 작업 중심의 사무직 근로자가 많은 경우에는 상시 온라인 상태에 있어야 하는 데스크톱가상화 환경에서 속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데스크톱가상화의 장점은 보안과 중앙 관리이고 이 장점은 모바일오피스에서도 유지된다”고 말했다.

JS전선 관계자는 “데스크톱가상화를 구현한 상태에서 별도의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프로젝트가 중복되는 부분이 커진다”며 “이미 데스크톱가상화를 구현한 기업에서 모바일오피스를 추진하거나, 혹은 두 가지 프로젝트를 구축할 계획이 있는 기업이라면 데스크톱가상화의 모바일 지원 기능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