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뛰어넘는 전쟁이 시작됐다.”
`갤럭시탭`의 등장으로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들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싸움에 돌입했다. 2일(현지시각) 콘퍼런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탭은 각각의 영역을 지켜왔던 여타 IT기기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해보였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탭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자신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비롯해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갤럭시탭을 단순한 태블릿PC가 아닌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멀티 디바이스`로 확장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탭 출시로 가장 위협이 될 만한 분야는 MP4플레이어 · PMP 등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다. 이미 PMP류의 동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4~5인치 정도의 화면을 채택한 대부분의 PMP와 비교해 3~4인치인 스마트폰 화면은 영상을 감상하는데 큰 차이가 없다. 이에 소비자들이 PMP 구매를 망설이는 것. 이와 비교해 갤럭시탭은 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각종 동영상을 상대적으로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WSVGA(1024×600) 디스플레이와 멀티코덱을 지원하는 점도 갤럭시탭의 강점이다.
전자책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 ·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e잉크 기반의 아마존 `킨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국내에서 e잉크 기반 단말기의 판매량은 약 5만대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소비자들이 `텍스트`보다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데 관심이 많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흑백의 e잉크 단말기가 큰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블릿PC로는 동영상 · 음악 · 컬러 그림 등을 배치한 도서를 보는 일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리더스 허브`라는 전자책 스토어를 구축해 갤럭시탭으로 전자책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동영상 등이 포함된 멀티미디어 도서 콘텐츠 제작이 활성화되면 갤럭시탭의 활용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비게이션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팔린 내비게이션의 90% 이상이 7인치 제품이다. 갤럭시탭도 7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각종 차량용 액세서리를 이용하면 자신의 차 안에 갤럭시탭 장착이 가능하다. SKT의 `T맵` 서비스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으면 내비게이션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점차 저변이 확대되는 `스마트 워크`에도 갤럭시탭 활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동성과 휴대성을 강조한데다 장문의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보다 큰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덕에 POS 단말기를 대체할 수도 있다. 학교에서 디지털교과서로 활용도 가능하다. 또한 음성통화와 영상통화가 가능해 이를 이용한 부가적인 기능도 기대해볼만 하다.
갤럭시탭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려면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뒷받침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애플의 앱스토어에 22만개가 등록된 데 비해 안드로이드마켓은 10만개 정도로 적다. 콘텐츠의 양이 질을 결정짓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갤럭시탭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강병준차장(팀장) bjkang@etnews.co.kr, 박창규기자, 베를린(독일)=김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