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겁니다. 삼성 갤럭시탭.”
토마스 리히터 삼성전자 유럽 정보통신 부문 매니저가 바지 뒷주머니에서 `갤럭시탭`을 꺼내들었다.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소리가 행사장 내부에 울려 퍼졌다. “들고 다니기 적당한 크기죠. 한 손에 쥘 수 있고, 무게가 380g에 지나지 않습니다. 길이나 카페, 집, 어디서든 쓸 수 있습니다.”
장막에 가려져 있던 삼성 갤럭시탭이 `IFA 2010`에 최초로 선보였다. 현지시각으로 2일 삼성의 신병기가 공개되자 주요 블로거와 외신에서는 찬사가 잇따랐다.
2일자 PC월드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가 시장에 나온 적이 있으나 갤럭시탭은 애플 아이패드의 경쟁자가 될 만한 품질을 갖춘 첫 번째 태블릿”이라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보면 안드로이드 2.2 버전을 탑재해 애플의 아이패드가 자랑할 수 없는 멀티태스킹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대표 IT온라인 사이트인 `GSM 아레나(Arena)`도 곧바로 리뷰를 싣고 “갤럭시탭의 플라스틱 재질 외관은 매끄럽고 세련됐으며 지문이 잘 남지 않고 고해상도도 강졈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갤럭시탭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애플 아이패드에 대적할 만하다”며 전후면 카메라 탑재, 와이파이 기능에 특히 주목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스스로도 “삼성의 기술력을 모두 집약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탭은 안드로이드 2.2 버전에 와이파이, 3G통신, 영상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액정 크기가 7인치로 낮은 해상도라는 예측과 달리 WSVGA(1024x600)급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최대 관심사는 7인치 디스플레이 크기였다.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 대화면과 이동성을 만족하는 최적의 크기를 찾기 위해 실생할에서 손에 들고 다니는 다양한 제품 중 가장 큰 크기를 고민했고 결국 다이어리 사이즈를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다이어리 중에서도 이용 고객이 많은 `프랭클린 플래너`을 염두에 뒀다는 설명이다. 다이어리 크기에 무게도 아이패드 680g보다 절반이 가벼운 380g로 휴대성을 높였다.
해상도 등 제품 기능과 스펙(사양)에서도 최고를 지향했다. 패널로 WSVGA(1024×600)를 탑재해 169.55ppi를 지원한다. 이는 최근 출시한 KT 태블릿PC인 `아이덴티티 탭`(133ppi), 애플 아이패드(131.9ppi)도 높은 수치다. ppi(pixel per inch)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픽셀이 인치당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높을수록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여기에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이 가능한 인터페이스(UI)로 신문 · 책 등을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며 사진 ·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아이패드에 비해 더 작고 가벼우면서 같은 속도 프로세서지만 2배 많은 램 메모리를 탑재했다. 아이패드는 내장 메모리에만 의존하는 데 반해 갤럭시탭은 32GB까지 외장 메모리를 지원한다. 여기에 아이패드에 없는 후면 3.2메가픽셀, 전면 1.3메가픽셀 카메라를 탑재하여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인터페이스와 콘텐츠 지원 기술도 아이패드를 앞선다는 평가다. 갤럭시 탭은 HDTV같은 디빅스(DivX) 인증된 제품에 직접 연결해 거실에 있는 TV에서 비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최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인 프로요(2.2 버전)를 탑재해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와 웹브라우저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즐길 수 있다.
태블릿PC는 물론 통신 기능을 탑재하고 카메라와 블루투스 3.0 통신 모듈을 채택했다. 신종균 사장은 “태블릿PC 부문에서 시장 주도권을 자신한다”며 “연내에 100만대 이상을 팔아 치우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