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2010 전시회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최지성 사장은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최 사장은 내년 환갑을 맞이하지만, “투자를 해야 할 분야가 매우 많다”면서 “성장동력을 만들어 갈 제품을 조속히 개발하기 위해선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상 최대 투자수요` 앞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그를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만찬을 겸해 만났다. 다음은 최지성 사장과의 일문일답.
-삼성전자를 이끄는 대표가 된 이후 달라진 점은.
△회사 내부 사업부문을 맡았을 때는 사업의 성과가 중요했다. 하지만 전체를 맡아보니 경제적인 계산보다 정서적인 문제가 또 하나 있었다.
-올해 이파2010 전시장을 둘러본 소감은.
△이번 IFA에서도 예상대로 경쟁사의 새로운 제품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올해 경쟁구도와 내년 시장 경쟁의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국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유럽 경제가 사실 굉장히 어렵다. 환율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유럽 소비자의 소비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미국 경제까지도 더블딥을 우려하게 될 정도다. 하지만 삼성은 많은 부분에서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이 앞서고, 부족한 부분이 없는 수준까지 왔다. 다만 요즘에는 시장의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생각은.
△남들을 따라 할 때는 쉬웠다. 쫓아만 가면 됐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찾고 만들어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는 위치다. 추격자(팔로어)가 아닌 창조자 입장이 됐다. 과연 내년에는 뭘 해서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진다.
-이건희 회장 복귀 배경과 달라진 점은.
△주인이 있는 기업과 없는 곳은 퍼포먼스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나도 전문경영인으로 자존심을 다치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회장님이 신경영 주창하고 그룹을 다시 만든 리더십을 발휘했다. 대형 투자를 결심하는 것,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 등은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전문경영인이 보지 못하는 큰 결정을 이건희 회장님이 하고 있다.
-폴란드 생활가전 공장에 대한 평가는.
△폴란드 공장은 내가 인수하자고 했다. 4~5년 전 윤종용 부회장 수행해 폴란드 왔을 때 아미카를 봤다. 새로 지운 공장이고 괜찮았다. 유럽에서 생활가전 하려니까 근접지에서 생산해야 원가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 근처에 경쟁력 있는 생산처가 필요했다. 유럽에서 숙원 사업 중에 하나였다. 인수를 잘했다. 공장에 디지털 기술로 혁신제품을 집어 넣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4월 인수해서 과도기인데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우리 스타일로 바꾸고 있다. 폴란드 공장의 종업원이 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올해 4~5% 시장점유율이 10%되고 15%되면 확실히 1등이다. 아미카 공장이 1등에 오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할 것이다.
-삼성의 신수종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태양광은 박막, 결정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은 보조금이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산업이 힘들다. 아직 경제성은 물음표다. 기술이 있고 능력이 있어 올해 1억달러 매출 달성은 가능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기술 발전이 있기 전까지는 각국의 정책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다. 바이오는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분야다. 국내외 일부 M&A하면서 사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헬스케어는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SMD만이 AM OLED를 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수요를 생각하면 내년에 투자 30조원 이상이다.
-투자와 고용은.
△투자 수요 매우 많다. 고용창출 안된다고 하는데 단순 제조업은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하고, 국내에서 하는 것은 연구개발(R&D)이나, 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환경이 더 좋은 곳에 가면 기업을 하는 데는 더 유리하다.
-전자책 시장전망은.
△전자책은 책만 읽으려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전자책은 태블릿으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 전자책은 자체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의 한 형태가 될 것이다. 전자책에 대한 디스플레이 개발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베를린(독일)=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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