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1차연도 성과

스마트그리드 개념 이미지.
스마트그리드 개념 이미지.

바람의 섬 제주도에 지난 6개월 간 `스마트그리드`라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1차 연도 사업은 지난 5월말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으며, 현재 2차 연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증단지는 총 5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플레이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스마트 리뉴어블,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가 바로 그 것. 각 분야의 해당 컨소시엄들은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했으며, 모두 기존 목표보다 많은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간 과연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각 분야별 1차 연도 성과를 돌아봤다.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

스마트 플레이스는 스마트계량기 사용의 일상화를 위한 사업이다. 가정 및 업무공간에서 스마트계량기 사용을 일상화 해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의 전력사용을 저렴한 시간대로 자동 유도해 소비자의 불편을 없애고, 전기요금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분야에는 SK텔레콤 · KT · LG전자 · 한국전력(KEPCO) 4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SKT 컨소시엄=이 컨소시엄의 주관기관은 SKT으로 SK에너지 · 삼성전자 · 일진전기 · SK C&C 등 27개 참여기관이 함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1차 연도 사업에서는 태양광 중심의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활용에 대한 실증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증가구를 대상으로 태양광 설비를 구축해 신전력 서비스의 실증기반을 마련했다. 양방향 원격검침(AMI) 기기 기술 개발도 이뤄졌다. 실시간 양방향 통신 · 미터링 · 원격제어 기능을 지원하는 AMI 기기(SM · DCU · GW 등)가 개발돼 실증가구에 설치됐다.

또한, 실시간 양방향 전력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검증 환경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과, 실증 지역 경제 활성화 모델 실현을 통해 제주도 현지 업체들의 녹색 일자리 창출을 도왔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는 성과다.

◇KT 컨소시엄=주관기관 KT를 비롯해 효성 · 삼성SDI 등 14개 참여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1차 연도 성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문은 200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모니터링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실증했다는 점이다. KT운영센터를 통해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 · 운영했으며, 수요반응 부하 관리 설계도 완료했다.

이 밖에 스마트그리드 상호 운용성 및 보안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기존 목표를 달성했지만, 국가 표준 마련이 지연돼 전기자동차 충전 폴(Pole) 설치가 미뤄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LG전자 컨소시엄=기존 1차 연도 목표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본래 국내특허 2건 획득이 목표였지만 무려 36건의 특허를 획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증 고객 400명 확보 및 가입자망 구축 목표는 밀착형 홍보 등을 통해 초과 달성에 성공하는 등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에도 성공했다.

또한 200세대에 스마트미터 설치도 완료했으며, 80세대에 스마트플러그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전력사용량을 분석해 2차 연도부터 제공될 서비스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전 컨소시엄=주민대표 설명회와 마을별 주민설명회 등을 수차례 개최해 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당초 목표보다 100호 많은 570호 실증 고객 모집을 완료했다.

또한 참여기관들이 제안한 다양한 솔루션 간의 상호 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30회 이상의 자체 워킹그룹 회의를 여는 한편 표준화 워크숍 활동 등을 통해 표준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안 인프라 설계도 완료했으며, G20 서울 정상회의에 대비해 스마트미터 50대, DCU 5대 및 AMI 서버 설치도 완료했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분야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은 전기충전소 및 배터리 교환소, 가정용 충전설비 등 전기자동차 확대 기반 마련을 위한 분야다. 이 분야 사업은 한전 · SK에너지 · GS칼텍스 3개의 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다. 1차 연도 사업에서의 가장 큰 성과는 전기자동차의 운행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한전 컨소시엄=이 컨소시엄에서는 충전장치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충전소 운영 알고리듬과 충전장치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대자동차와의 연동시험을 수행하는 등 충전장치 인프라 부문에서 당초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평가다.

한전과 현대자동차는 인터페이스 표준화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충전기(급속 · 저속) 인터페이스 규격을 확정하는 한편, 프로토콜 규격(안)을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운영센터 구축계획도 수립했으며, 시간대 · 계절별 충전요금제도 현재 개발 중이다.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 개발에도 성공하는 등 부가서비스 부문에서도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총괄적으로 1차 연도 계획대비 실적 100% 이상을 달성했으며, G20 회의 등 국가 주요행사에 대비한 실증사업 조기 실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SK에너지 컨소시엄=SK에너지를 중심으로 SKT · SK네트웍스 · 현대중공업 · 일진전기 · 벽산파워 등이 함께 사업을 하고 있다.

1차 연도 실증사업에서는 전기차 개발과 함께 충전 스탠드 설치를 통한 운영 테스트가 이뤄졌다. 근거리 저속전기차(NEV) 2대와 EV-모닝밴 2대의 개발이 완료됐으며 테스트 주행도 마쳤다. 또 급속 충전기 설계를 완료했으며 내부 구성도면도 완성했다.

2차 연도에는 1차 연도 실증사업 수행 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개발 및 전기차-충전소-통합운영센터(NOC) 간 연결망 확충으로 인프라 사업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컨소시엄=GS칼텍스와 KT · LG CNS · 넥스콘테크놀러지 등이 협력해 수행하고 있는 이 컨소시엄에서는 홍보관 구축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조감도를 완성했으며, 충전인프라 부지 검토와 시장조사까지 완료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분산전원 구축을 위해 5㎾급 연료전지 시스템 개념을 설계했으며, KT는 스마트폰 기반 운행정보 수집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컨소시엄은 2차년도 계획의 일부를 조기 달성해 G20 회의 기간 중 열리는 코리아스마트그리드위크(KSGW)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연도에 추진 예정인 사업으로는 △전기차 충전소 건설 완료 △50㎾급 급속충전기 및 7㎾급 저속충전기 제작 △충전인프라 운영시스템 및 통합 보안 시스템 구축 등이 있다.

◆스마트 리뉴어블 분야

스마트 리뉴어블은 풍력 · 태양광 발전 등이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계돼 가정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남는 전력은 전력망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전송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한전 · 현대중공업 · 포스코ICT 3개 컨소시엄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컨소시엄은 현장조사와 모의평가를 기반으로 실증단지 네트워크 구성 및 각 설비(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 전력품질보상장치 · 전력변환장치(PCS) ·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의 기본설계를 완료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스마트그리드 전력시장 입찰전략을 마련했으며 EMS 구성 및 풍력발전예측 시스템 기본 방안을 수립했다.

여러 차례 현장조사를 수행하는 한편 실증계통도 분석했으며, 풍력발전량과 송전망감시제어시스템(SCADA) 도면의 분석도 마쳤다. 또 풍력발전예측 시스템 기본 방안과 스마트그리드 전략시장 입찰전략도 수립했다.

이 컨소시엄은 초기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나, 실증센터의 조속한 실시설계와 구축을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포스코ICT 컨소시엄=포스코ICT를 중심으로 LG화학 · 우진산전 · 대경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1차 연도 사업에서는 풍력발전 출력 안정화와 마이크로그리드 망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실증의 기본적인 자료 조사 및 2차 연도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본 엔지니어링 및 기본 디자인 작업에 집중해 소기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관련 표준화 및 보안체계 구축을 위한 표준화 세미나, 표준 · 보안 워킹그룹 활동에 적극 참여해 기술 표준화에 힘을 기울였다.

실증용 풍력발전기도 이미 확보했으며, 마이크로그리드망 운영을 위한 기본설계서와 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그리드 스태빌라이저(Grid Stabilizer) 기본 설계서, EMS 기본설계서도 완성했다.

1차 연도 사업에서 이뤄진 작업들은 2차 연도 시스템 구축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2차 연도에는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를 위한 운영시스템 상세 설계 및 구축을 마치고, 마이크로그리드 전력망 운용 특성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또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단위모듈을 설계하는 한편, 평가시스템도 구축한다.

◇한전 컨소시엄=이 컨소시엄은 한전을 비롯해 LS산전 · LG화학 · 효성 · 삼성SDI 등의 기관들로 구성돼있다. 1차 연도의 주요목표인 발전원 및 부지의 확보를 완료했으며, 18종 실증기기의 설계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업추진 단계별(제안 · 설계 · 실증) 비즈니스 모델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전력회사의 요구를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과 실증기회를 개발 · 제공했다. 또한 EMS · PCS · 스태콤(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 스마트 리뉴어블 실증기기 13종의 상세 설계를 마쳤다.

이 밖에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의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연계기준을 재정비하는 한편, 분산형전원 배전계통 연계 기술기준도 재정립했다.

2차 연도에는 소규모 태양광 · 풍력 · 해양소수력 발전소 건설 및 운전이 시작되며, 소규모형 EMS의 현지 설치 및 시험 등이 이뤄진다.

◆스마트 파워그리드 ·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 분야

스마트 파워그리드는 특성상 한전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업의 과제명은 `전력IT 통합실증기술개발 및 테스트베드 구축`이다. 현재 전력IT 통합실증기술 플랜트 설계를 끝냈고 실시간 요금제도 설계, 주택용 및 고압 고객 200호에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배전 지능화 · 통신네트워크 인프라 등 40건의 기술보고서를 발표했으며 국내외 4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는 가상 전력시장 설계 등을 통해 통합기술을 실증 · 평가하는 핵심 인프라다. 전력거래소(KPX)와 한전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돼 있다.

KPX 컨소시엄은 실증컨소시엄의 시장 조기 개설 요청과 G20 회의 대비 실증단지 조기 가시화 요구에 따라 단기간에 연구역량을 집중해 1일전 · 실시간 시장 설계 및 시장 규칙 개발을 완료했다. 1일전 · 실시간 시장 운영의 핵심 엔진인 최적화 발전계획프로그램도 개발을 완료했다.

또한 실증단지 운영의 기반 전산시스템인 통합운영센터(TOC) 시장 · 계통운영시스템의 기술규격을 개발했다. 향후 연구 진행속도를 높여 G20 회의 이전에 TOC 시장 · 계통운영시스템 주요기능의 개발 및 실증을 완료해 제주 실증사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평가다.

한전 컨소시엄은 통합운영센터 기반시스템 구축을 위해 TOC-컨소시엄간 데이터 연계분석(134개) 및 세부속성(901개)을 정의했다. 또 스마트 플레이스 ·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 스마트 리뉴어블 등 각 부문 실증사업 참여 컨소시엄들의 운영상태 및 파워그리드 기반 계통운영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종합상황판 구현계획을 수립했다. 이로써 실증현황 종합관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