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상장 예정인 현대홈쇼핑이 기업 공개(IPO)로 생긴 자금 대부분을 `홈쇼핑 넘버2` 달성에 쏟아 붓는다.
현대홈쇼핑은 IPO를 통해 3000억원 가량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우선 이 자금을 국내 영업 기반을 강화하는데 쓴다. 보안과 콜센터 증설 등 IT시스템에 450억원, 인터넷몰인 H몰에 100억원, 방송 설비와 물류센터 등에 10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
현대홈쇼핑은 시설투자를 제외한 1100억원을 신규 사업 자금으로 분류했다. IPO 조달액 절반에 가까운 분량이다. 현대홈쇼핑 측은 “당장은 용도가 없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중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실탄`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으로는 업계 1위였다. 몸집만 부풀린 선발주자와 달리 안정적인 경영과 마케팅을 통해 달성한 성과다. 하지만 `같은` 후발주자였던 업계 4위 롯데홈쇼핑이 무서운 성장세로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외형 성장 위주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롯데의 도전이 거센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현대와 롯데홈쇼핑의 점유율은 각각 19.0%에서 22.5%로, 12.1%에서 20.1%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홈이 같은 기간 3.5% 가량 성장한 데 반해 롯데는 8%가 넘는 약진을 보이며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2분기 취급액 점유율로 따지면 23%가 훌쩍 넘어 현대홈쇼핑을 뛰어넘었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무성하다. 취급액 역시 현대는 9156억원으로 30.6%나 늘었지만 롯데 성장세엔 미치지 못했다. 롯데는 올 상반기 취급액은 8200억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보다 41.4% 증가했다.
현대는 또 지상파 채널 사이에 존재하는 이른바 `S급 채널`을 갖고 있다. 연말까지 중기전용 홈쇼핑 채널 등 신규 사업자가 생기면 채널 다툼이 더 심해지게 된다. 현재 가지고 있는 채널을 지키지 위해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한다. `실탄`은 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데 주효하게 쓰일 전망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일정 자금이 쓰인다. 현대는 올해 중국 시장에 재도전키로 했다. 신규 사업 자금 중 약 300억원이 초기 투자비로 쓰일 예정이다. 이미 지난 5월 신사업 팀을 베이징과 상하이에 파견해 시장 조사를 수행했다. 현재 중국 내 9대 광역 방송사업자 중 한 곳을 선정해 파트너십 체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말까진 세부 조건 조율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