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공업전문대가 위기에 처했다. 머지않아 존폐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대 위기론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몇 해 전부터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인기학과 위주로 학과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산학연에서 목소리 높여 외쳤던 산업인력 양성은 전문대가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도 무색해졌다.
동양미래대학 등 공업전문대는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 제조산업의 중심에 서 있었다. 전문 기술인력을 투입하고 IT인프라의 골격을 다지는 데 큰 역활을 해왔다. 이러한 공업전문대가 시대의 흐름을 외면한 정부의 차별화된 규제와 차등적인 지원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다니 아쉬움이 크다.
입학정원 감소와 이공계 기피, 낮은 처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학의 변신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공업전문대라는 의미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대로 가면 산업현장의 고급 전문인력 수급에 위기가 올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산업현장의 전문인력 수급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공업전문대는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기계산업의 경우 전공과 외국어 능력을 갖추는 퓨전형 교육 훈련, 직종별 · 현장별 맞춤 교육을 통한 전문 기술인력 배출을 위한 산학협동이 절실하다.
여기에 학생들이 찾지 않는 학과는 없애고 학과를 특성화하는 등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도 절실하다. 재학생 1인당 지원금을 4년제 일반대학의 절반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특히 전문대학의 학제를 1~5년으로 풀어 실용기술 기관으로 키워야 한다. 그래야 전문인력 양성이 활발해질 것이며 전문대학이 설 땅도 점점 넓어질 것이다.